rvc 2018. 6. 16. 02:41

My name's Fiona May, but in court, it's My Lady.

-So you've come to change my mind, My Lady?


The Children Act 개봉하네. 그 피오나가 Emma Thompson이라니... ;_;


Down by the salley gardens my love and I did meet;

She passed the salley gardens with little snow-white feet.

She bid me take love easy, as the leaves grow on the tree;

But I, being young and foolish, with her would not agree.


In a field by the river my love and I did stand,

And on my leaning shoulder she laid her snow-white hand.

She bid me take life easy, as the grass grows on the weirs;

But I was young and foolish, and now am full of tears. 


8을 설명하기 위해 0을 시작하는 일은 늘 나를 누추하게 만들고.


유난히 힘든 날이었다. 


내 취향인 파인애플 피자와 함께 방문한 모님 댁에서 케이블의 캡아 시리즈를 보며 실컷 수다를 떨었다. 협정이고 자시고 막판에는 제 정신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1도 없는 Civil War를 끝내며 모든 귀결을 스터키로 주장하는 모님의 말과 웃음과 단호함이 쏟아진다. -아, 저는 요새 루트랑 쇼가 너무 좋아서요. 이래저래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완곡함에도 아랑곳 않는 그 우렁우렁한 미소에 위로받는다.  


사람이 이렇게 거대하다, 정말.


요즘 자기 전 거의 매일 보는 것은 모님의 입덕 계기에 관한 글, 출근 전 꼭 한번은 들여다보는 것은 다른 모님의 엄마가 깨우는 방법이라는 만화. 특정 에피소드가 있더라도 그 생각만으로 혼자 이미 웃어버리고 마는 나로서는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흥미로운 일을 담담하게, 그러나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만큼 객관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이들을 존경에 가깝게 경애하는 편인데. 이 두편의 글과 만화는 언제나 단단한 애정을 받고 자라 그 감정을 나눌 수 있게 된 사람에 대한 정교한 묘사라 정말 좋아한다. 


-그토록 견고한 너는 내게만 약하지. 내게만 물렁하고 내게만 상처받지. 오로지 이런 나에게만.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진도 숭배한다. 스카프 앞에 무릎을 꿇기도 한다. 그들은 건물 벽을 바라보는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뭐든지 그들을 덥혀주고 태워버리는 연료에 불을 붙일 수 있다. 라는 문장이 계속 맴돌아서. 나는 그 피묻은 붕대 앞에 무릎 꿇은 루트가 보고싶은 걸까.


 언제나처럼 시간은 흘렀고, 마음의 통증도 무뎌졌다. 그 일에 대해서 화를 내고 눈물을 짓던 손님들도 더이상 그 일을 언급하지 않았고, 어떤 손님들은 도리어 이 이일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피로를 토로했다. 여자는 그이들의 말을 들으면서 재차 마음을 다쳤다. 입을 다물고, 헤어롤을 말고 커트를 했다. 그이들에게 커피를 줬다. 여자는 진심으로, 그 누구도 증오하고 싶지 않았다.

 여자는 옆에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노인을 바라봤다. 이 노인은 얼마나 여러 번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렸을까. 여자는 노인들을 볼 때마다 그런 존경심을 느꼈다. 오래 살아가는 일이란,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보내고 오래도록 남겨지는 일이니까. 그런 일들을 겪고도 다시 일어나 밥을 먹고 홀로 길을 걸어나가야 하는 일이니까.

 여자는 부모와 남편의 죽음을 겪으며 자신의 일부가 죽어버리는 경험을 했다. 마음 속에서 죽어 없어진 그 부분은 죽은 사람들과 함께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한동안은 제대로 숨을 쉴 수도, 잠을 잘 수도, 먹을 수도 없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오래도록 울고 나니 그들이 없는 삶과 그들이 여자에게 남겨놓은 세상이 남았다. 그 모든 것들이 여자에게는 소중했다. 여자는 여자 안에 여전히 살아 있는 그들에게 보다 좋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고, 전보다 나아진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다. 슬픔으로 깨끗해진 마음에 곱고 아름다운 것들만 비춰 보여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