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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ally objectionable CHOICES seem to be filtered out quite a lot for women. Not for MEN. For men, it’s quite sexy and COOL that they’re craggy and stinking of smoke. But for women, it’s like ‘Oooh, no’”
제가 뾰루퉁한 입매의 고집 센 미인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이제 숨 쉬는 것 같은 고백이라.
타인의 실수와 잘못을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는 일의 특성상, 아무도 해결하지 않은 일이 결국 돌고 돌아 다시 내 앞으로 놓여졌을 때의 화를 참기란 정말 쉽지가 않구나, 하고. 특히 내 일은 내가 알아서 마무리짓고 그 결과까지 온전히 감당해야 했던 시간들을 지나온 나로서는. 오늘도 무언가 내 잘못이 아닌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 과정과 결론을 이야기하며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꾹꾹 눌러담아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는 내 말에 연신 사과를 하는 사람을 보며 생각했다. 사실 잘못과 죄책감이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기에 내가 또 짚어줄 필요가 있는가 싶고.
연말이면 부서가 바뀔 예정이기에 나도 이제는 손을 들어야 하는데. 다른 어느 선생님의 말처럼 인생을 걸고 해결해줄 것처럼 굴지 않아도 된다, 라고.
내가 한 가지 일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였지. 거리두기의 부재.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짧게 머무르고 간 뒤, 연 며칠 지독한 감기를 앓고 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의 웃음과 폭소와 미소와 귤의 신맛과 덕질과 정말 쓴 커피 서너잔이 가져다 주었던 벅찬 즐거움의 반동인 것처럼.
-만추晩秋라는 단어를 무척 아낍니다. 세계가 나와 계절만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 단 둘이라는 감각은 이렇듯 저를 황홀하게 만들지요.
아직 헐리우드가 온전히 버리지 못한 팍스 아메리카나의 잔재.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그 풍모와 면면 - 감독조차 냉소하는 - 이 한국적 가부장제와 닮아있어 정말 웃기고 짜증스럽더군요.
듣고, 보기 위한 목적에 지극히 부합하던 영상과 음향은 정말. 시점에 따라 관객의 시선을 유도하던 Gravity와 또 다른, 무한의 거대함을 지금 이 자리 이 곳에 존재하는 나, 라는 1인 존재의 주관적 감각으로 되살려낸.
빛을 인지한 뒤에야 어둠의 무거움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모든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서 다시 숨과 호흡이 들어오던 타이밍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올해 본 편집 중 가장 좋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