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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nity hall heartbreaker였다더니 내 심장이 먼저 박살날듯;_;
수없는 기계음들, 살과 피부가 썩어가는 짙고 달콤한 냄새, 비용을 걱정하는 누군가의 절망과 그럼에도 손상 없는 의식이 고통을 피하기 위해 잠들어 있는 것을 볼 때면 언제나 묻고 싶어진다. 우리는 무엇을, 그리고 어디까지를 발전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일까요? 죽은 아버지가 밟지 못한 인생의 단계를 하루하루 더 디디고 있는 나 자신을 떠올릴 때면 조금 미칠 것 같은 것처럼.
혼곤한 일상 직전 마지막 여행의 기억은 설산이다. 언제나 등산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범위였지만 내 곱은 손가락을 더듬던 희푸른 입김 사이에서 내 죽음만은 설산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와 멀어지는 내 감각만이 마지막까지.
봄이 오는 길목에 들어서면 후각이 아주 예민해진다. 해가 뜨기 직전의 젖은 밤공기, 막 이는 해를 맞아 말라가는 흙과 풀의 냄새.
내 어려움에 너의 충고를 구한 적 없고.
다정과 관용을 착각하지 않기를.
"가장 경멸하는 것도 사람, 가장 사랑하는 것도 사람. 그 괴리 안에서 평생 살아갈 것이다."
여성, 이라는 전제 하에 언제나 자신의 지닌 능력을 과하게 증명해야 했던 Carol Danvers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명백백한 힘을 지니게 되었을 때 - 그것도 모든 이들이 경외하던 코어에 의한 - 굳이 그 힘을 누군가들에게 증명할 필요는 없지요. 나는 쇠하지 않는 생명의 빛이다. 부연이 필요없는 오로지의 선언.
인지하고 인정하며 그 발 밑에 무릎 꿇는 신민이 있어야 비로소 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캡틴 아메리카가 있다면, 캡틴 마블은 그 존재만으로 그저 명쾌한 정언 명령입니다. 나, 여기 있노라.
리뷰를 쓰지 않겠다는 누군가의 말을 수긍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시대와 시기에 걸맞는, 정말 좋은 영화였습니다. 특히나 케릭터 빌딩-구성과 그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번져나오는 즐거움, 그 표정들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