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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침이 마를 만큼 바빠 격주로 수강하고 있는 자수 과제만 겨우 몇 땀 두다 잠드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단 정말 바싹바싹 윤기없이 마르겠다 싶어 예전부터 생각만 해두었던 턴테이블 몇 가지를 폭풍 검색 중. 내가 늘 공간을 열망했던 이유 중 하나는 흠 없이 음악을 듣고 싶은 것 또한, 이라는 생각에 실없이 혼자 웃기도.
결국 앰프와 스피커의 문제이지만. 나야 뭐 금액과 상관없이 Audio Technica의 특유의 가벼운 쇳소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재료와 재질과 색감과 선택에 대한 고민이 깊어 남자에게 질문을 던질 때면 언제나 남자는 좀 더 다른 것을 보고 오는 것은 어때? 라는 답변을 남기곤 한다. 어느 대사관의 바닥이 예뻤다던가, 어느 정원의 천장 무늬가 인상적이었다던가, 어느 은행의 벽지가 독특해서 기억하고 있었다던가. 늘 아름다운 것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다른 아름다움들을 거침없이 선택할 수 있는 거구나, 이따끔.
딱 기대한 만큼의 전시였지만 - 동선과 조명 배치가??? - 이 거대한 작품을 Tate Britain에 조립하여 전시하는 기계적 작업에 모습을 드러낸 작업자들이 모두 제 3세계의 노동자라는 사실이 가장 인상적이더군요. 단 한 명의 서양인도 화면에 들어 오지 않았던.
-각자의 실수로 어긋난 관계를 어떻게든 봉합한다는 결말의 좆같음으로 올해의, 를 줄 수는 없었지만 성년이든 미성년이든 모두 어린애 뿐인 남성들 틈으로 홀로 황금을 녹여 이긴 듯한 Emma Thompson의 연기와 그 존재감에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Jehovah's Witness case.
-The what?
-In all the papers.
I'm sorry. I don't remember.
He was in hospital and I left the court and went to his bedside.
Uh-huh. Isn't that unusual?
-Yes, it was, very unusual.
And then?
A very strange and beautiful young man, very, very ill. We, um... sang a song together. He followed me up Newcastle. He... He walked through a storm to find me. He wanted to go round the world in a ship with me. He wanted to come and live with us.
With us?
I mean, he... He thought I could... change his life... answer all his questions. He was just a dreamer, but I... I thought I was being kind, you see. I should have... I should have... He couldn't understand why his parents... Their only son.
What happened? What's his name? Where is he now?
Adam. His name is Adam. He... I heard tonight his cancer came back, his thing, and they need to transfuse him. And he's refused. He's 18. There's nothing the hospital can do. He's refused and his lungs are filling with blood and he's dying. He's dying for his faith.
-Were you in love with him, Fiona?
Oh, Jack. He was just a child. A boy. A lovely boy.
...
A lovely boy.
빛나고, 서늘하고, 아름답고, 고결하며, 이따금 체온에 전도되어 쉬 녹아 내려앉으나 그럼에도 본연의 고고함을 잃지 않는. 그저 빛과 광채와 위엄으로 이루어진 배우.
당신은 무너지는 순간마저 아름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