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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곳에 도착하면 하나의 음악, 혹은 앨범을 정해놓고 듣기에 대부분의 장소와 나라와 도시와 지역의 기억은 매양 특정한 음악이지만 成都의 기억만은 언제나 이 영화와 두 배우들이다.
좋은 때를 알고 내리는 비. 그 풍경과 기억과 상처와 시간 사이로 가만가만 서로에게 스며들던.
자국어가 아닌 언어로 서로의 감정을 만드는 관계 - 그리하여 절대 좁혀지지 않는 어떠한 간격이 - 엔 여전한 저의 로망이.
그만큼의 성실함도 내겐 없지만; 어쨌든 더이상 나와는 연관되어지지 않는 사람이 각종 SNS를 통해 여전히 내게 노출되는 것을 보며. 이곳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어떠한 미디어를 통하건 내게 닿기는 어렵겠구나, 생각을 하곤 한다.
재미있는 기능이라고 생각하지만 블락이나 뮤트 등지의 특정 기능을 사용하는 것에 별 흥미가 없는 편. 언제나 충격이나 균열이 있어야 간신히 움직이는 스스로를 알고 있으므로.
새벽 바람이 젖은 옷깃을 식히는 계절이 다시금.
2008년 쯤의 티파니 보석전이 인상적이었기에 방문했지만 전시 자체의 내실보다는 나 이런 곳에서 사진 찍는다, 에 초점이 맞추어진 동선과 구성에 실망을 금치 못함. 가장 아름답게 보석을 드러낼 수 있는 조명과 배경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세션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였음.
현대 예술의 지속적인 담론이었던 관객이 알고 이해하고 느껴야한다는- Interactive art의 방향은 현재의 Instagrammable를 향하고.
멋대로 선을 넘나드는 광인의 작태에서 오는 통쾌함도 분명히 있지만, 자신의 일과 일상을 영위함에 한 점 의심도 없던 명민한 이가 미쳐가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카타르시스란 정말이지 말로 형언할 수가.
너의 인생을 망칠 수 있는 오로지의 나.
-개중 사실 가장 취향이었던 분. 몇번 쯤 세상을 구하고 나니 이제 모든 것에 시들해진, 권태와 의무와 약간은 엇나간 사심과 버릇처럼 남은 충성과 희미한 책임감 속에서도 절대 흐트러지지 않는 태도와 행동의. 다만 지난 사건의 흔적과 상처가 굳어 단단해진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