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c 2019. 11. 17. 17:47

아무것도 아니기에 오히려 몸을 던질 수 있는.


어떠한 인연도 없음에 절망했던 지니어스 형제가 함선 디오티마를 만들어 나머 준에게 선물했듯, 그 어떠한 관계도 없기에 던지고 매달리고 묶이고 잘리고 쓰러지고 절망하며 다시 일어서 형태를 만들어내는, 그리하여 그 모든 질척한 감정과 민폐와 상처와 흉터와 관계와 사라져버린 이후에도 누군가의 남은 생에 지대한 그늘을 드리우는.


그렇기에 우리는 이 모든 삿됨에 이렇게까지 매혹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것이길, 혹은 아무것도 아니길 바라는 마음.


-이런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