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
혹 그 맥락에 뜬금없는 구석이 있을지라도, 나는 Dani가 변화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점이 너무나 좋았다. 미래에서 온 자로부터 미래의 가능성을 우선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마음을 먹는 것. 그리고 일어나는 것, 발언하는 것, 그리하여 움직이는 것. 혹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무언가의 변화에 일조하는 것. 모든 변화의 태동과 시초.
-덜 깬 목소리로 생일 축하를 읊조리는 내 문장을 막아서며 너를 생각하면 내 가슴이 덜컹거린다는 표현과 상사에 대한 욕설을 섞어 말하는 당신의 언어에 나는 그만 웃어버리고. 사람은, 정말 사람이란.
내가 얼마나 호되게 당신을 생각하는지.
언제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을까? 밤의 검은 침묵 위로 빗소리는 거세게 수직의 금들을 그어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주인집 마당에서부터 범람해 계단을 타고 콸콸 흘러들어올 것 같은, 때 아닌 봄날의 폭우였다. 아니, 저것은 폭우가 아닌지도 몰랐다. 그저 이 밤의 기이한 침묵 때문에 내 귓속에서 과장되어 들리는 것인지도 몰랐다.
기이한 빗소리, 기이한 여자, 기이한 밤. 문득, 아주 오래전부터 이 여자의 곁에 이렇게 누워 있었던 것 같았다. 태어났을 때부터. 아니, 태어나기 전부터. 영원히, 언제까지나. 달아날 길 없이.
-“This really American Honey-esque road movie of these three women traveling across great distances and learning about each other. I know that's not the pitch I'm supposed to use for Terminator, but it's what really appealed to me—and what's so special about the first two.”
누군가에게 마음을 줄 때면 반을 남기는 습관이 있어
다 줘버리면 떠날 것 같은 이상한 그 예감이 싫어
반쯤 아껴둔 이 마음 누구 줄 수 조차 없는데
반쯤 고장 나버린 나를 들키긴 싫어
네가 가도 사랑은 다시 오고 소란스런 이별을 겪어봐도
이렇게 너는 자꾸 마음에 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