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c 2022. 12. 20. 12:54

그 골격에서 모든 함의를 읽을 수 있었던 순간.

너무나 좋아해서 지금도 떠올리면 마음이 아파지는 것들이 누구나 한둘 쯤 있지 않나, 내 인생의 몇 할 쯤은 늘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워즈나 퍼오인, 젠킬처럼.

드러냄의 용맹함.

이제 슬슬 보일러를 켜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모 나라를 방문했을 때. 팀원들과 함께 먹고싶어서 아무 작은 가게를 들어가 음료수를 열 개쯤 샀고 한화로 대략 이만오천 원이라는 이야기에 한국이랑 비슷하네, 아침에 환전해두었던 오만 원 가량의 현지 통화를 내밀었고 거스름을 주기 위해 여기 저기 돈을 빌리며 분주한 주인을 보며 작은 가게는 현금이 많이 없나 여겼었다. 이후 그 음료의 가격이 원래는 십 분의 일쯤이며 내가 아침에 환전을 했던 고액권이 가짜임을 알게 되었고 환전금의 출처가 정말 애매한 곳에서 비롯됨을 알고 현지 팀원들에게 무슨 말도 할 수 없어졌다. 신용이 사라진 사회에서 어떻게든 구조가 유지된들 그 내실은 정말 처참하구나, 라는 생각과 나보다 더 절망하고 있던 그들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