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c 2023. 1. 14. 15:05

폰트 무슨 일인지;

평일 휴무가 생기면 늘 근교의 미술관이며 박물관, 식물원을 간다. 내가 아는 자연과 모르는 건축과 알지도 모르지도 않은 미술 언저리의 무언가를 훑기 위해.

프랑스 중위보다 낫다고 생각한 마담 보바리를 다시 읽고 벅찬 느낌으로 한참 실려간 경기도의 큰 도시는 고즈넉함과 북적거리는 느낌이 공존하여 그 감각이 신기했다.

전시 자체의 즐거움도 물론 있었지만 - 이런 인스타그래머블한 키치함보다 이제는 묵직한 것들에 더 발등을 찍히곤 하여 - 처음 가본 화성 행궁의 젖은 흙이 밟히는 감촉, 기와와 기와 사이의 젖은 이끼, 산노인이 감싸고 있던 후원을 바라보는 기쁨과 산이슬 냄새가 주는 감흥이 너무나 커 정말 좋은 여행이었다고 생각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행궁에 소식을 알리는 역할을 하던 외떨어진 군사 시설이었다는 내포사. 매달린 목어의 귀여움이며 후면에 설치한 온돌 - 여기까지! - 의 집요함에 무척 웃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