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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에도 무뎌지지 않는, 여전히 심장을 찔리는 듯한.
혐오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조금의 인내도 없이 어떤 손해도 감내할 수 없는 사람들의 반말, 욕, 큰 소리의 열몇 시간을 감당하느라 미치는 줄. 노이즈 캔슬링은 늘 내게 멀미를 일으키기에 고려해본 적 없는 기능이나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했던.
어느 곳이나,
너의 여름이 있었다.
남자를 만나고 돌아왔다. 여정을 즐거워한 기억은 많이 없지만 출입국 대기줄에 생면부지의 이들과 눈인사와 짜증을 함께 나누는 것은 여전히 싫지 않네 하고. 어디서 왔어? 어디. 아, 라는 짧은 단어와 감탄에 담긴 그들과 나의 기억과 추억.
남자는 이 나라를 선택했구나 느꼈던 때는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했다 토로했던 순간.
빈티지 상점에서 산 그릇 두 개를 한국 신문으로 포장해줘서 소문이 사실이었네, 생각했고.
끈질기게 마스크를 하고 다녔기에 은근한 시비도 적지 않았는데. 아직 난 코비드 전이야, 라는 말을 덧붙이면 언제나 놀란 눈과 돌아오는 대화도 없어진 것이.
에코백 하나에 짐도 없던 여행이 남자의 부탁으로 텅텅 빈 캐리어로 바뀌며 입국시 자물쇠까지 달려서 좀 당황했다. 책, 책때문인가? 한번도 문제 된 적 없던 오일 하나를 검역하는 모습을 보며 국내의 마약 문제가 심각해졌음을 느꼈고.
돌아와서도 여전히 도로와 사람을 피해 가방을 감싸듯 안고 걸으며 각국의 치안을 다시 생각했다.

내 올해의 책 중 하나이나 왜 이리 이미지가 없는지; 정말 재밌습니다!
배를 저장할 때는 첫서리가 내린 후 수확한다. 배의 성질이 술을 꺼리므로 잔치에 쓰다 남은 배를 같이 저장하지 말아야 한다. 또 속이 비지 않은 무에 배나무 가지를 꽂아 종이로 싸서 배와 같이 섞어 저장하여 얼지 않도록 온난한 곳에 두어 봄이 될 때까지 풀어보지 말아야 한다. 감귤도 또한 이와 같이 저장한다.

-여기서 그만 줄여야겠네요. 아니면 이제 왜 나는 환상을 품어도 되고, 당신은 엄밀해야 하는지 설명하기 시작할 테니까요. 나는 산문을 쓰고, 당신은 시를 쓰죠. 시는 둘 중에서 더 단순하고, 투박하고, 더 기본적이면서 운율과 음보로 우연한 매력까지 갖추었지만, 산문이 전달하는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는 없어요. 우쭐거릴 건 없답니다. 당신은 말하겠죠, 아름다움을 정의하라고.
하지만 싫어요, 전 자러 갈래요.
이 책도 재밌었는데. 연모와 애정의 표현에 관한 갖가지 방식을 알수 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