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c 2025. 7. 13. 01:35

버티는 것도 지겨워 무작정 자리를 떠 평일 저녁 전시를 보러갔다 종료 며칠 전+무료 입장이라는 사실에 전시보다 사람이 더 많은 공간을 경험했고. 연착된 지하철로 순환 없이 매캐하리만큼 더운 승강장에서 싸움을 벌이는 이들을 구경하려 더 몰리는 양상을 보며 사람들은 타인의 재난에 관심이 많구나, 생각했다.

오래 전 맞춰두고 안 입는 한복을 나눔하겠다는 분이 있어 생각없이 신청했다 화사한 두루마기에 속치마까지 넘치는 한 상자를 받아 가을의 한복과 고궁 나들이를 떠올렸고. 겨울용 정장 블라우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던 중 또 나눔이 있어 보낸 메세지에 여름 옷에 푸딩, 간식, 음료수까지 또 잔뜩 챙겨받은 종이봉투를 들고 얼떨떨한 기분으로 커피 한잔을 사드리고 따릉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든 정말, 사람으로 살고, 사람으로 죽는다.

그 사이 장물전;도 관람했고. 굳이 움직이기 애매한 거리와 홍보 부족 탓이라 생각했지만 사람이 너무 없는 것이 안타까울 만큼 흥미로운 전시라 여겼기에.

좋다고 생각한 것은 죄다 컬렉션의 일부였기에 어쩌면 이렇게, 하는 한숨을.

가지지 못한 욕망이 폭발하던 시기는 이제 내게도 사그라들어, 가능하면 있는 것을 적당히 고치고 꿰매고 맞춰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그 과정이 새것을 사는 것보다 더 많은 돈과 시간을 요구하면 좀 곤란해지고.

최근 산 것 중 가장 잘 쓰고 있는 것은 코코넛 오일. 여름이라 녹일 필요도 없어 머리카락이며 온 몸에 바르고 있는.

굳이라면 차라리 조금 더 걷고 심야버스를 타기에. 택시를 탄지 얼마나 되었나, 이따금은.

이 모든 절약은 미친듯 틀고 있는 에어컨과의 등가교환으로;_;

운동을 한 과거가 너무 오래되어 이제는 그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데 -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회자되는 내 전학교는 정말 부담스럽기 짝이 없고 - . 군살이 늘고 있지만 어쨌든 잘 소화하고 적당히 자고 곳곳에 자리한 근육 덕분으로 아직도 몇킬로 쯤은 너끈히 뛸수 있는걸 생각하면 어쩌면 십 대에는 운동을 하는 것이 긴 생에 가장 효과적인 투자가 아닌가 더듬어 보는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