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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
rvc
2025. 11. 1. 22:27










집에 오자마자 중고 매물을 뒤져 원래 값보다 비싼 DVD를 구매해 여덟번쯤 돌려보고 배경처럼 틀어놓았다. 최고가 아니어도, 서로가 있음으로 모든 것이 완벽해지는 순간을 지나는 청춘들.
이제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난 연배의 나는 젊은 감각이나 유행을 따라가려는 마음이 그다지 없고. 조언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그들과 어울릴 생각도 별반 없다. 내 불편함만큼 그들이 감내해야할 것들을 생각하면 더더욱이. 숨도 못 쉴만큼 바쁘기도 하고.
이따금 감각을 알고 있음을 뽐내려는 사람을 보면 약간 의아하기는 하지. 그래서 누구의 인정을 받고 싶은 건가요, 그들? 아니면 눈앞의 우리?
번호나 소셜미디어를 알려달라는 요청이나 타인에게 자신의 뭔가에 대한 문의를 들었음이 나에 대한 객관적 평가라 여겨지는 세태를 볼 때면 더더욱이.
이런 투덜거림을 생각하는 것조차 나이듦의 증거라 드물게 웃는다. 정말 흐리게 살고 싶다, 누구도 나를 모른채 그저 희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