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c 2018. 3. 13. 01:09

언제나 좋아했던 Yokomizo Miyuki의 작품을 사서 걸 수 있는 공간을 지닌 사람이 된 것을 알았을 때. 인생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구나, 하고. 


-할머니와 둘이 잔치를 벌였다. 눈을 바라보며 마시는 술. 50도라는 술을 할머니는 꿀껏꿀껏 마셨다. 표고버섯을 닮은 버섯이 들어간 수프를 홀짝이며 우크라이나식 물만두 와레니키를 집어 먹고 돼지간 꼬치구이를 먹었다. 돼지를 키우고 있었다. 키예프에 있는 아들이 얼마 전에 와서 죽인 돼지의 간이었다. 할머니는 가끔 오른팔이 악수도 하기 힘들 정도로 저리다고 했다.


"나이 탓인지, 방사능 탓인지는 신만이 아시겠지."


인생관과 과학이 뒤죽박죽 섞인 말이다. 이 주변에서는 모두 그렇다. 나도 그럴 때가 있다. 체념으로 의심을 이겨 낸다. 그렇게 오늘이라는 날을 이어 간다. 그렇게 살아가는 삶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결국 확실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불처럼 타는 듯한 술로 목구멍을 태운다. 페치카도 타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