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c 2018. 3. 14. 00:04

남자가 두고 간 과자를 주변에 신나게 뿌리고(...), 소비기한이 아슬하게 지난 것들 몇개는 내가 먹고 있는데 장인의 성이 쓰인 노렌 외 연락처도 없다는 京都의 어느 과자점에서 지인의 지인에게 연결을 부탁해 사왔다는 흰 앙금 만주가 너무 맛있어 혼자 운다. 포장마저도 미색의 유지와 육각의 귀퉁이를 섬세하게 가로지르는 염색 끈의 담백함 뿐, 입구를 갈무리한 테입이나 풀도 없어 왜 상미와 소비기한이 짧은 지에 대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_;


이런 변태성이 옳은 맛을 자아내는 것일까, 옳은 맛이기에 이런 결벽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을. 


그리고 나는 언젠가 高岡에서 먹었던 100%의 딸기 쇼트 케이크를 떠올리고.


-여러모로 굉장했지만 공정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그렇기에 덧붙일 말도 사라진.


1913년에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는다. "모든 인간이 열네 살적 그대로 머문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 어쩌면 오히려 그러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1913년 초에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아직 열네 살이다. 그의 일기를 읽는 사람들은 그가 나중에 열네 살 때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을 기뻐한다. 어쨌든 그는 게오르게의 제자로서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 못생기고, 너무 성급하고, 너무 투덜거려서. 아우크스부르크 레알김나지움 학생인 브레히트는 겨우 단어장 크기밖에 안 되는, 세련된 푸른색 격자무늬 종이로 된 일기장에서 끝없는 봄날의 "천편일률"과 "무미건조"를 한탄한다. 산책, 자전거 타기, 체스, 그리고 독서가 그나마 도움이 된다. 브레히트는 실러, 니체, 릴리엔크론, 라거뢰프를 읽고 열심히 기록한다. 그러고는 일기장에 사춘기의 멋진 서정시들을 풀어놓는다. 달과 바람, 길과 저녁식사에 관한 시들. 그러다가 1913년 5월 18일이 된다. 그 사이 열다섯 살이 된 브레히트는 "비참한 밤"을 겪게 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11시까지 격심한 심장박동이 있었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고 12시에 잠에서 깼다. 너무 심해서 엄마에게 갈 정도였다. 끔찍했다." 그러나 곧 괜찮아진다. 바로 다음 날 그는 일어나 시를 짓는다. 그 무렵 아우스크부르크의 5월은 따뜻해서, 그는 시에 '여름'이라는 제목을 붙인다.


나는 풀숲에 누워 있네

까마득히 오래된, 아름다운 보리수 그늘 아래

햇빛에 반짝이는 풀밭 위의 풀들은 모두

바람에 가만히 고개 숙이네 


-몇 에피소드 쯤의 Elementary에 뉴욕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40년 이상 자료를 모으고 5,000페이지의 초고를 작성하지만 결코 탈고하지 못한 습작가 케릭터가 등장하는데, 이 책 생각이 몹시도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