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c 2018. 4. 4. 20:19


지들끼리 좆치고 불알치고.


-현재 수가 줄어드는 이른바 ‘유력한 독자’는 시종일관 책에 대해 확실한 기호가 있다. 그들은 연간 훌륭한 책을 많이 읽고 있으며, 모든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안정된 독자층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수가 적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유럽에서도 출판사 오너가 그들에 대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_;


얼마 전 Iron Man 3를 다시 보다 느끼게 된 것이. Loki가 원하는 인정이란 옳고 그름을 떠나 그가 내리는 모든 명령을 진실된 왕을 향한 충정으로 전심 전력으로 따르는 것이며, Stark가 원하는 알아줌이란 어떠한 설명이나 부연 없이도, 혹은 그 어떠한 곁가지인 상황이나 오해를 막론하고 내 안에 숨겨진 진짜 진실을 알아주는 것임. 왕좌의 피를 타고난 권력자와 재능으로 사람을 따르게 하는 재벌의 차이인가? 그렇기에 이 둘이 캡을 경멸하며 흠모하던 - Stark야 말할 필요도 없고 Loki가 형을 질투할 때 그의 형태를 빌렸던 것을 생각하면 - 양양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닌데. 누구의 인정 없이도 언제까지고 무슨 일이든 할수 있는I can do this all day, 삶 그 자체로 완성되어 있는 남자. 


Bucky라는, 없어도 되는 약점을 굳이 만들어 두어야 할 만큼 캡이 이도 안 들어갈 만큼 꽉 막힌 케릭터라는 사실에 십분 공감하면서도, 이미 지닌 태생적 약점들이 매력이 된 케릭터들과 부딪히며 캡이 지닌 고유의 고결성, 일종의 신화? 가 깎여나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없지는 않음. 가장 신에 가까웠던, 그리하여 미래로 자신을 묻어보낸 과거의 남자가 만들어내는 현재 - 그저 옳을 수 만은 없는 것들이 넘쳐나는 - 의 충돌들을 내가 아꼈기에. 알아도 알지 못해도 그러나 당신은 옳다, 라는 정언명령 그 자체인.


Captain america, god's righteous man. 이라는 Ultron의 표현에 정말 환장했던 나라서. 


언젠가 이 비슷한 이야기를 꺼낸 나를 두고 모님은 태어날 부터 종교를 가진, 시작된 시간부터 신이라는 존재를 유리할 수 없는 종류의 인간만이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이라 했던 기억도. 이신론자이지만 일단은 절대자와 그 원리를 부정하지 않는 저이기에 절대적인 선이 현현한 존재 또한 믿을 수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