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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어를 약간이나마 알게 된 이후 다시 본 영화는 이만저만 빻은 것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나와는 전혀 다른, 내게는 없는 것들로 이루어진 아름다움에서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만큼 즐거운 경험은 없지. 립스틱이 꼼꼼히 칠해진 얇은 입술 같은.


박제된 낡음이 드러나고 전시되는 경향은 영화, 드라마와 같은 시청각 매체가 더 심하지만 드러나든 드러나지 않든 그 텍스트의 낡음은 여전히 고정되어있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다시 말해 영상보다 글의 낡음을 알아차리고 그를 변화시키려하는 행위 - 변화를 위해서는 읽고, 판단하고, 자신의 판단에 다수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며 - 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모 님이 트윗을 통해 텍스트를 즐기는 자들이 적어진 것과 굳이 텍스트를 읽어야할 당위에 대해 짚어주신 것처럼, 이제는 주류의 자리에서 밀려난 텍스트가 여전히 그 가냘픈 위상만은 간직하고 있는 이유는 학위 이상의 많은 이론들이 아직은 자신의 언어를 문자로 기록하여 남기는 것에의 천착과 모 님의 언급처럼 그야말로 덕질, 을 위해서 라는 것. 


글, 혹은 텍스트를 주로 하는 최후의 연구 집단은 어떤 종류의 동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때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