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의 생각은 좀 더 많은 글을, 기사를, 논문을, 책을 읽자. 였는데. 그 많은 시간과 순간을 쪼개어 틈틈히 보고 있는 시리즈물 중 하나. 브나나 코치 자켓을 공구해놓은 일은 올 해 내 전반기 가장 후회 없는 선택이 되어가고 있고.
관객의 짜증스러운 애정을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남성 주연임에도 갖가지 입체적인 개성을 두른 여성-인물들의 등장과 행동이 무척이나 좋음.
너는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일 수도, 아니면 내가 완전히 잊어버린 그 사람들일 수도 있고. 그저 내 옛 이름을 부르며 어려운 일이니 급하게 내 도움을 구한다는 메세지에 몇년 전의 나라면 무심코 답장을 했을 거라는 생각을 떠올렸지. 네가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던, 혹은 내가 떠올리지 못한 다른 사람이던.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를 온전히 직시할 만큼 용감해지진 못했지만 나를 약하게 만드는 옛 기억들은 어느 정도 떨칠 수 있는 시간을 지녀서, 나는 이 메세지에 답장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지. 네 이름조차 밝히지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너를 기억할 것이란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의도가 앞으로의 관계를 더 지치게 할 것이 눈에 보였기에, 더이상 나는 스스로를 갉아먹는 애정을 위해 나 자신을 내던질 수 없는 수많은 관계의 어른이 되어.
부디 잘 살자, 서로의 일상과 안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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