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전히 작은 스침에도 일렁이는 표면같은 마음이라. 더러 반하고, 하지만 그 장력으로 오래 바라보고.
부서 재배치로 사오 일 정도 생각하지 않았던 여유가 생겨, 어디를 다녀오거나 무언가 큰 걸 사볼까 하다 문득 늘 생각하고 있던 전공 하나를 제대로 배워볼 마음을 먹었다. 접수와 전형료 납부를 완료한 뒤 합격을 하게 된다면 내년부터는 조금 더 바빠지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머릿속으로 대략적인 연간 계획표를 나눠본다. 새로운 목표를 위해 의식적 의례나 공개적 다짐이 필요한 여느 이들처럼 나 또한 그런 편인데, 일단은 이 기록과 낭비가 우선적으로 그를 돕지 않을까, 느슨히 그려보면서.
열여덟 달째의 복싱 교습 중. 나는 자주 붓고 자주 당겨하며, 그래도 오늘도 러닝을 챙기고.
행복이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감정적 고조가 아닌 내게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사소함들의 일정 기준 이상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래 아이를 기다려온 어느 친구의 기쁜 소식을 들은 날. 모쪼록 세상 모든 좋은 일이 그 친구에게 쏟아지기를 바랐던 내 포만감을.
그 커피와 그 슈톨렌. 달고 시고 고소한, 그리고 어지럽게 행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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