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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어떠한 의도 아래 잘 연출된 것이라 할지라도, 나는 아무렇게나 던져진 아름다움을 보면 정신을 차릴 수 없어진다고.


이따금은 외모에 대한 칭찬보다 내가 지난 시간 동안 일군 목소리와 톤과 어투와 말씨와 문장을 이야기해주는 편이.


뛰어날 수 없다 하더라도, 지금은 타인의 곤란함이 되지 않기를.


빨리, 가 아닌 꼼꼼히란 마음으로.   


 -선은 종종 뼈와 함께 매장된다.


 두 사람은 우연히 마주친 타인이었다.

 '삶'이 시작되기 전부터 서로를 알았다.


 그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누구도 명확히 표현할 수 없다. (맘마치의 책에서처럼) '사랑'에서 '섹스'를 분리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혹은 감정에서 욕구를 분리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라헬의 눈을 통해 본 '관찰자'가  없었다고 말할 수도, 아무도 창밖의 바다를 보지 않았다. 강 위의 배도, 모자를 쓰고 안개 속을 지나던 행인도.

 어쩌면 추웠다고 말할 수도. 조금 젖었고, 하지만 아주 조용했다. '공기'가.

 그러나 거기에 무슨 할말이 있을까?


언젠가 그곳에서 일을 할 때 어느 동료가 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옳은 쪽이란 없어, 우리는 좀 더 슬프지 않은 쪽을 향해 움직여야 해. 모쪼록 덜 슬프고, 더 웃을 수 있는 방향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언제나 쏟을 수 있는 것은 마음과 시선과 약간의 자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