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순간을 놓치면 기억은 침잠한다.


재활과 인수인계와 고함과 짜증과 격려와 호소와 안도와 염려와 고난을 등에 인채 병원으로 잡혀 들어왔으며; 신규로서의 생활을 시작하는 터라 향후 몇달 간은 포스팅이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겪은 일상의 빡빡함으로 말미암아 돌아올 수 있을까, 의구심이 생기는 것 또한.


저는 제 지난 시간과 과거에 기대고 있지만 저 스스로를 믿어본 경험은 드물어, 일단 목표로 했던 곳까지만이라도, 라는 희망 섞인 - 모님의 글귀처럼 저 또한 희망보다 잔인한 살인자를 알지 못합니다 - 느슨함이 제가 쥔 것의 전부로군요.


제가 근미래와 뺨을 스치는 나날에 좀 더 익숙해진 뒤 다시 뵐 수 있는 기회가 있길 소망해봅니다. 한국은 제가 기억하던 것보다 시원하고 맑은 날씨네요. 다시금 가까워질 수 있어서 기쁩니다. 모쪼록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