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분모가 있는 아이들은 쉽게 친해진다, 는 어른의 희망섞인 착각이 전개를 조금 흐리게 할 지언정 이 영화의 미성년들은 정말 굉장했지요. 누구에게도 눈을 굽히지 않는, 그리하여 그 비굴 없는 태도의 순정함.
-공기 중에는 꽃부리가 녹아 온통 흐붓해지는 소리. 봄에는 슈만.
아주 오래된 친구의, 그 이름만큼 적잖은 것들을 소유하고 그 만큼의 가벼움과 무거움에 동시에 시달리며 이따금은 모든 것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서로의 속내를 가감없이 털어놓다 이따금 한숨을 쉬며 되묻는, 내가 싫어졌어? -너와 다른 나를 싫어하지마, 그 반대의 물음에 나는 언제나 부서지고 말지. 비교의 인지가 행과 불행의 시작이었다면 나는 언제나 늦된 사람이어서, 내가 뭘 덜 가지고 다른 사람이 무언가를 더 가진 것을 몰라 모두가 적당히 행복하고 견딜 만큼 불행한 줄 알았어. 부서져 쏟아지는 속내와는 달리 나는 아니, 한 마디에 외에 더 줄 것이 없어서. 너는 웃고, 나는 네가 그렇게 웃지 말았으면, 하고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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