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이 배우의 비음 섞인 목소리를 아주 좋아한다. 내게 하디의 연기란 눈빛이나 모션이 아닌, 자주 감정이 얽히는 가는 목소리. 


그 모든 시간과 투자를 아까워하기보단 그 결과에 기뻐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표현의 가짓수가 늘어나면 내 꼰대성이 강해지는 것이라 생각하여, 의식적으로 불편함을 내비추지 않으려 노력한다.


진짜 보고싶었던 논문을 읽기 위해 기나긴 과정의 공부를 끝낸 것만으로 지닌 밤이 지나버려 남자에게 짧은 한탄을 내밀자, 너는 참 고단하게 살지, 라는 답변이 돌아와 그저 짜증스러운 아침.


누군가 감정을 원할 때 내가 평가를 들이민 적은 없었던가.


밤을 지새운 날이면 언제나 찾아오는 두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