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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아름답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뻔하게도 아름다운 것들에 온통 마음을 빼앗깁니다.

그럼에도, 이다지도.

올 연말까지의 목표는 하루 하나의 포스팅.

한겨울에 베란다에 5분 이상 나가 있으면 두피가 당긴다. 그럴 때 느끼는 추위는 마치 공간의 부피만큼 고여서 온몸을 짓누르는 것 같다. 나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의욕도 함께 떨어지는 사람이라 집을 돌보고 수선하는 일은 보통 11월에 마무리한다. 그 중에는 겨울이 닥치기 전에 반드시 마쳐야 하는 일들이 있는데, 실리콘건을 사용한 코깅caulking, 즉 실란트 시공도 포함된다. 실란트sealant란 창호나 싱크볼 등의 연결 부위에 실리콘을 쏘아 빈틈을 메우는 작업을 말한다(시공에 쓰이는 실리콘 자체를 실란트라 부르기도 한다).
실리콘은 나만큼이나 계절을 타는 까다로운 녀석이다. 벽 한 면에 선반을 달거나 문고리를 바꾸어 다는 일은 연중 어느 때나 가능한 일이지만, 바깥 창틀에 실리콘을 자르는 일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전에 마쳐야 한다.

-사계가 뚜렷한 나라에서 지난 시간과 오는 계절을 준비하는 일은 언제나 거창하기만 하여. 나 또한 쟁여둔 공구에 WD-40을 뿌리며 무척 즐겁게 읽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