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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화 과몰입하는 버릇도 고쳐야 하는데.

화면 가득 좋아하는 눈썹, 눈초리, 입술산, 목선과 빗근이 비칠 때마다 미칠 것 같아서. 그리고 그 억양과 목소리까지.

여성 혐오적인 옛 동화를 레퍼런스로 여성이 주체가 되는 이야기를 완성했다는 게 인상적인데요.
주의해서 다뤄야 할 부분이죠. 브라이언 드 팔마의 〈블랙 달리아〉처럼 살해당한 참혹한 여성의 시체를 전시하는 영화가 많잖아요?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건 남자들은 도대체 왜 여자의 시체에 매혹될까 하는 궁금증이었어요. 우리에게 이런 장치는 수치심과 모멸감, 공포를 환기하는데 말이에요. 왜 시체는 구두를 신고 있는가. 저것은 여성성에 대한 경고인가, 욕망에 대한 경고인가. 그 끝없이 재현되는 이미지를 비틀어보고 싶었어요. 그걸 목격하고 파고드는 주체를 여자로 설정하고, 그녀가 죽은 여자를 버리고 돌아서지 않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죠.

-죽은 여자를 버리고 돌아서지 않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