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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도 내가 반하는 작가들은 대부분 비슷한 결을 지니고 있어서.

눈앞의 사람에게 자주 끌리고 그만큼 사람을 좋아하지만 그들이 내게 돌려주는 애정을 바라지 않고 곁에 사람이 없어도 일상을 영위하는 것에 별 외로움을 타지 않는 이유는 내 수면의 질이 훌륭해서가 아닐까.

머리를 기대면 잠에 빠져들고 어느 환경에서든 몇시간이든 언제나 깊게 잘 수 있는 것. 조금씩 체력은 떨어지더라도 온전한 수면으로 내일 하루를 준비할 수 있는 것.

종교적 믿음에 대해 마르크스가 이야기했던 유명한 말처럼, 문화는(혹은 인문학은) 비정한 세계에 남아있는 다정함이요, 영혼이 사라진 조건 속에 남아있는 영혼이다. 또한 문화는 대개 지식인들의 아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문화는 더없이 고귀한 한편으로 무력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