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의 싫은 부분만 기억하는 옛사랑의 자취란, 정말 애닳고 한심하지 않나요.
햇살이 사람을 죽이는 계절.
사소한 짜증이 늘었다. 아주 작은 것을 내려놓자고 결심한 순간부터 인간은 비호감의 길을 걷게 되네. 우습지, 악함은 그저 마음을 놓으면 되고, 선함은 끝도 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요즘 멀미가 심해져 좁은 골목 가득찬 습기에 더한 음식물 쓰레기 한켠으로 사람들이 가득 기다리는 노포를 피하게 되었고, 굳이 신발을 벗고 들어가 한 냄비에 붉은 국물을 섞어먹는 식당에 가지 않고 만남에 앞서 장소를 고르며 구구절절 주차를 거론하는 이를 만나지 않는다.
이것만으로 일상이 상당히 쾌적해진 것이 재밌고 우스울 때가 있다. 나도 나이듦의 까탈에 접어들었구나, 하고.
벼락처럼 불현듯 깨닫는 취향도 있지 않나. 난 한식 그다지 좋아하지 않음, 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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