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흥청거리는 것들에 자주 마음이 무너집니다.
휴대폰이나 지갑 등지를 도둑맞은 적은 있어도 잃어버린 적은 정말 드문데. 최근 무언갈 구경하다 깨트려 그 가격을 고스란히 지불하고, 마음 먹고 산 두부를 자율계산대에 그대로 두고 오는 등 평소답지 않은 실수가 이어져 속이 흩어진다. 이런 작은 것들을 오래오래 곱씹는 과정 또한.
홀케이크나 피자 한 판쯤은 아직, 생각하는 것도 아직도 운동을 했던 십 대의 근육에 기대어 있는 객기일까.
모님 덕분에 올해의 슈톨렌 구매 완료.
목주름과 잡티, 각이 진 턱과 군살, 덧니와 고르지 않은 아랫니 또한 내가 지난 시간동안 지녀온 내것이기에 그다지 공을 들여 고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 화장이나 잘 지우고 자자고 월초마다 다짐하는 것처럼; - 이 또한 곁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수 있는 한국적 직계 혈족이 없기 때문인가, 생각을 하는 때가 있다. 누구에게서 온 것인지를 알 수 없기에 더 나은 외양을 상상할 수 없는, 그저 무근본의 뿌리 없는 어떤 것.
더 오래 산다면 쉰 쯤은 완전히 다른 얼굴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지. 객관적 기준의 미의 상승이 아닌, 그저 다른 사람의 얼굴로 전혀 다른 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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