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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적 얼굴, 그 분위기.

달력을 없애면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유년이.

내가 말한다와 타국의 언어를 알아듣는다의 속도 차이. 알아듣는 이들은 그 언어에 반응을 했음에도 알아듣지 못하는 이들은 다시 친숙한 언어의 필터가 씌워짐을 기다려야 하는. 아는 이의 우월감이라 단언할 수 없는 그 미묘한 간격의 망설임, 발언하는 이가 고려해야 하는 관중의 온도차.

어쨌든 판매전은 다녀왔고. 양감, 질감보다 색에 더 많은 초점이 주어진 것이 흥미롭더라.

예전부터 저런 형식의 다과도구를 하나 가지고 싶었기에 마음에 드는 자기 하나를 구매하고, 서명도 받고. 반짝반짝, 자신의 상상을 실물로 이루어낸 창조자만이 두를 수 있는 휘황에 눈부셔도 하다, 오래오래 걸어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