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차에 탄 채로 이런 질문을 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어쩌면 내가, 어쩌면 그가 술이 결정해 주기를 원했을지도 모른다고. 그날 저녁 내내 서로가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면서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술기운이 결정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을. 와인 병을 따거나 음악을 바꾸면서 시선을 돌리는 그를 떠올리며 얼굴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 역시 내 마음에서 질주하는 생각을 파악할 것이고 그도 똑같이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기를 바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아내나 나 자신을 위해 와인을 따르면서 마침내 우리는 깨달을 것이다. 그가 나보다 더 나 자신에 가까웠음을. 오래전 침대에서 그가 내가 되고 내가 그가 되었을때, 삶의 모든 갈래길이 제 역할을 다 한지 오랜 후에 그는 내 형제이자 친구, 아버지, 아들, 남편, 연인, 나 자신이 되고 또 영원히 그러할 터였다.
"나도 너와 같아. 나도 전부 다 기억해."
나는 잠시 멈추었다. 당신이 전부 다 기억한다면, 정말로 나와 같다면 내일 떠나기 전에, 택시 문을 닫기 전에, 이미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이 삶에 더 이상 할 말이 남아 있지 않을 때, 장난으로도 좋고 나중에 불현듯 생각나서라도 좋아요.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을 테니까, 나를 돌아보고 얼굴을 보고 나를 당신의 이름으로 불러 줘요.
호명, 인지와 동시에 혀끝에서 구르는 우리 관계의 의미.
"People forget what you say, but they remember how you make them feel. Warren Beatty. And right now, you make people feel like you're gonna shoot them. People don't like you. But that's okay. Since love and fear can hardly exist together, if we must choose between them, it is far safer to be feared than loved. That's Warren Beatty as well. No, it's not. It's Machiavelli."
기대는 배신당하고 의도는 희석되는데다 비현실적으로 말랑한 결말이 저를 좀 아프게 했지만, 초췌한 얼굴로 더비를 피워 올리며 나는 미친 사람이고 그런 나를 납득시키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 그냥 내 능력이나 믿어, 라 주장하는 Bullock의 연기 하나만으로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왕될 수 없는 자를 왕으로 옹립하는 모든 그늘의 조력자들. 현대의 선거전이야말로 가장 첨예한 홍보의 경연장이라 이야기했던 옛 동료의 언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Kill Switch에 Marlohe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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