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애정과 그 흔적이 묻지 않은 이가 없어.
특별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음식이 드물고 아주 맛있는 것과 별로인 것의 경계도 얇지만 - 선도, 흠집, 당도에 괘념치 않고 익숙하고 낯선 것을 그다지 찾지 않고 별반 질리지도 않는 - 늘 식료품을 살 때마다 무심코 사곤 하는 채소는 파프리카.
그 색감과 모양으로 인해 늘 실제보다 내 머릿 속에서 흠뻑 맛있는.
남긴 먹을 것을 대신 먹어준다, 에 환상이 깊은 이들이 많구나. 이 또한 내 애, 의 팬덤 형성 - 개인적이지만 내가 낳을 걸 표현도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고 여김 - 과 부모 자식 관계의 영향인가? 씹던 것을 넘기게 만들며 남긴 것들을 먹어치우는? 타인의 취향은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마음이 통하지 않은 이들과 먹는 행위를 함께 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은발에 레드립, 강한 영국식 억양을 구사하는 여성에게 언제나 반하고 마는 나라서.






현대 미술은 이제 완연히 영화-다큐멘터리 등지의 영상 구현에 치우친 양상으로.
실체험 위주의 전시 기조에 배치된 가구와 조명 등 이케아 없이 요즘 전시하겠나, 라는 삐딱한 감상이 늘어가는 것도.
작금의 인테리어 유행이 바꿔놓은 전시의 풍경. 특히 영상과 감상하는 자, 그 공간 내에서 전달받고 전달당하는 예술.
예술이야말로 잉여가 없다면 살아남을 수 없는 산업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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