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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용 드라마 한편을 굳이 극장으로 끌고 왔다는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방점은 그 굳이, 에 찍히고. 절묘한 대사들이 좋아서 정말 낄낄대면서 봤습니다. 이런 시기에 어쩌면 절실했던 여성의, 여성에 대한, 여성을 이야기한 영화.

심야영화를 보고 나와, 누군가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어둑한 밤길을 천천히 걸으며 세상이 조금 바뀐 것 같은 느낌과 라나델레이의 Fishtail 사이를 만끽했다.

우리는 아마도 가파르게 침몰하는 중으로.

모든 인공의 호사를 시뻐했던 과거에 자연만큼 많은 사람들을 일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거대함이 또 있을까 하다, 할 수 있는 것은 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이 밤, 이 여름.

덕분에 지친 밤을 많이도 견뎠습니다. 모쪼록의 안녕을.

-함부로 사랑하고, 멋대로 상처입고.

노부부 내외분이 운영하시는 식당과 리뷰시스템 - 정말 환멸난다 - 에 대한 이야기가 왈가왈부하고. 맥락과 이유를 알아야만 서로에게 친절할 수 있는 사회라니 끔찍하다고 생각했다.

외롭게도 매미가 울고. 서양 어느 곳은 여름의 매미가 없어 후시를 위한 사운드 파일에 그 소리를 뺀다고 했던 기억이 생생하여.

본 영화 전 방영되는 모 생명회사 광고의 이미지와 음악이 AI로 구성되었다는 자막을 보다 문득. 정말 예술인과 해당 종사자들은 피가 마르겠다 싶은 갑갑함과 저런 가상의 것이 만들어내는 회사가 홍보하는 보험과 안정성의 어이없음이.

골격이 또 너무나 내 취향인 어느 분이.

시나리오를 오래 쓰고 있는 후배가 언니 요즘에 전개 발달 위기 착실하게 넣으면 고구마 답답이라 독자가 화내요. 능력있고 사랑받는 인물만 그리는게 조회수 높고 돈이 되요, 해서 읭? 싶었는데. 내가 아는 몇 안되는 웹소설과 웹툰을 떠올려봐도 몇몇을 제외하곤 어쨌든 개짱쎈전무후무가 나타나서 상황을 정리하고 점점 더 강해진다, 구색이라 입맛이 사라짐.

예술은 정말 현실세계의 일그러진 거울로. 세상이 힘드니 다른 곳에서 위로와 공감을 얻으려 하네.

인생의 2/3 이상을 후죠로 보냈지만 요즘 타쿠 경제 관념 정말 모르겠음으로. A4 몇장에 프린트한 것도 아니고 기껏 시간 돈 투자해서 만든 굿즈 나눔하지말고 인쇄비라도 받으세요. 십 년 이십 년전 조악한 그림 도트 프린터로 인쇄해 직접 코팅한 악세사리도 백원 오백원 받았음. 혹시나 금액을 책정하면 안사갈까 안팔릴까 정면승부 못하는 마음인건가? 제발 재능을 공짜로 쓰지 마세요. 디자인 인쇄 검수 출력 시간 자본 다 책정해서 착실하게 돈 받으세요.

상처받기 싫어하는 폐단이 취미의 경제감각에까지 도달할 줄이야.

여러분의 한 걸음이 뒤를 잇는 예술가를 힘들게 합니다.

그리고 뭘 믿고 돈을 그렇게 빌려주는지; 받을 생각 안하는 것 외 돈거래는 진짜 아닙니다. 정산도 최대한 빨리.

나 또한 보고싶어서 써내리거나 부탁받고 공짜로 써주는 글들이 있지만 내가 고수하는 양식에 일정 분량 적정 진도 정해진 시간 이상 절대 안씀. 난 프로도 아니고, 이는 정당한 대가가 지불된 글이 아니므로.

2차 창작으로 돈을 벌고싶지 않다, 는 건 내 신조일 뿐으로 다른 사람이 자신의 재능으로 돈을 벌건 말건. 정말이지 남이사의 마음으로.

90년대 이웃간의 정 지랄염병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뒷담과 약취유인과 성추행이 이루어졌는지. 그렇기에 도시의 인류는 거리감을 구축했고.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덥다, 인듯 합니다. 조금이라도 이 푸념섞인 감탄사가 줄어드는 날이 오길 바라며. 부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