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기억들.
많이 배우고 늘 느끼는, 짬을 내어 다녀온 미술관과 도서관마저도 마스크 너머 감탄을 감출 수 없는 여정이지만. 해 지자 마자 돌아간 호텔 TV 프로그램이 제일 재밌었다거나 환승 공항의 라운지 체어에 누워 뜨고 지는 비행기를 바라보는 일정이 내 몸에 가장 편하다는 것을 알아버리는 것도.
잠깐 시간을 보낸 도쿄의 어느 공원과 어느 도로는 디디는 곳곳마다 울며 걷던 기억밖에 없어 먼 과거의 나를 약간 측은해하게 되었다.
거의 음악을 듣지 않고, 그저 타국의 언어와 방송을 많이 듣고. 다시 끝도 없이 읽고 읽고 또 읽는 나날.
오래 전자우편으로 소통을 했던 협력처의 누군가는 내가 안면을 익힌 다른 누군가를 이야기하며 두루 인정받는 전문직이기에 봉인할 수 있었던 선고를 이야기하고. 다음날부터 나는 어떤 눈으로 그 사람을 봐야할지 몰라 마주치는 시선과 접혀드는 눈매를 내내 피하고.
그럼에도 조금도, 집이 그립지 않은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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