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

이런 걸 샀고 출퇴근 때마다 귀엽다는 생각을 하는 중.

좁든 어둡든. 얄팍한 문 하나만 닫으면 이곳은 낡고 아득한 나의 세계, 나의 천국.

여행의 장소로 일본을 떠올린 적이 그다지 없음에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화장품 및 네일 등지의 악세사리에 큰 관심없음, 스위츠 종류의 간식을 찾아 먹지 않음, 고리쩍 일본에서 일할때 꽤 상처를 받음 - 같은 급부로 당시 이상하리만큼 내게 잘해주었던 중국계 동료들을 이유로 그 나라에 대한 이유없는 호감이 있음 - , 사소한 차별과 짜증을 알아차릴수 있음, 등이 아닐까 싶고.

물론 여행과는 별개로 경제 규모, 장인 의식, 그에 파생된 문화라던가 인식이라던가의 학문적 흥미는 늘 있고.

어쩌다 홀케이크 쿠폰을 선물로 받았는데. 다 먹을 자신이 없어 산더미같은 식빵으로 바꾸는데도 금액에 닿질 않았다. 얼마나 더 사야 하나요, 지친 표정으로 묻는 내게 점원은 베이글와 바게트, 이걸 사시고 백 원 정도 더 내시면 돼요! 알려주었고. 정확하게 맞는 추가금액을 지불하며 고맙다는 내 말에 돌아오는 웃는 얼굴에 눈을 맞췄다. 이런 것들이 하루를 살아가게 한다, 때로는.

-너무나 굉장한 얼굴이라 매 순간 넋을 잃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