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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주 그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찾고, 언제든 내 단어는 나의 이상에 미달하고.

십여 년을 봐도 여전히 설레고 처음처럼 두근거리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내 행운이라. 좋은 일 나쁜 일 신기한 일 흥미로운 일 모두 가감없이 전달해주시는 그 가볍고 산뜻한 태도가 감사하여, 여덟 시간이 훌쩍 지날 만큼 기억과 문장을 나눴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미네랄 향과 감칠맛이 강하던 와인, 입 속에서 부드럽게 녹아들던 샤퀴테리와 병어, 백합, 소스, 호박 알갱이가 한 웅큼 씹히던 포카치아, 럼 내음과 촉촉한 레이즌의 조합이 근사했던 파운드 케이크, 버터향이 끝내주던 마들렌, 초코의 농도가 짙어 포장을 열자마자 다 먹어버린 어느 가게의 쿠키.

랩다이어의 광채가 황홀했던 스퀘어 디자인의 반지와 오팔, 사파이어, 기하학 디자인의 랩 카프탄, 다홍의 스크런치. 기가 막힌 진녹색 치파오와 둥근 칼라의 매끈한 코트, 투명한 옥반지와 골든 가드링.

쏟아지는 듯한 감각의 호사에 한 시간은 함께, 나머지 한 시간은 고즈넉한 반포 거리를 걸으며 계속 노래를 불렀다.

Wouldn't it be nice if we were older?
Then we wouldn't have to wait so long
And wouldn't it be nice to live together
In the kind of world where we belong?
You know it's gonna make it that much better
When we can say goodnight and stay together

Wouldn't it be nice if we could wake up
In the morning when the day is new?
And after having spent the day together
Hold each other close the whole night through
Happy times together we've been spending
I wish that every kiss was never ending
Oh, wouldn't it be nice?

Goodnight, my baby
Sleep tight, my baby
Goodnight, my baby
Sleep tight, my baby
Goodnight, my baby
Sleep tight, my baby

즐거운 시간 정말 감사했습니다:)

미래는 여전히 닫힌 봉투 안에 있었고 몇몇 퇴근길에는 사는게 형벌 같았다. 미미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워 담았고 그게 도움이 안 될 때는 불확실하지만 원대한 행복을 상상했다. 보일러를 아껴 트는 겨울, 설거지를 하고 식탁을 닦는 서로의 등을 보며 봄날의 교무실이 떠올랐다. 어떤 예언은 엉뚱한 형태로 전해지고 아주 긴 시간이 지나서야 실현되는 것일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