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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추천에 또 어이없을 만큼 빠져있는 중.

어떻게든 흐르는 땀을 닦으며 십분이라도 본다. 그리고 장면장면을 복기하며 조용히 되내인다. 각자 다른 넷의 삶이 그렇듯 나 또한 안되면 말고, 내게는 그래도 선택지가 있다.

붉은 흙속에 손을 묻고 마치 무덤같다는 생각을 떠올렸지. 서늘한 습기와 두텁지만 기분나쁘지 않은 무게감 속에 하릴없이 손가락을 움찔거렸던 때. 거짓말처럼 나타나는 누군가를 상상하던 나를 근간 자주 떠올리는 것은 이제 내가 그 누군가가 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보다 높은 학위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을 스칠 때마다 굳이 변명하고 싶은 마음을 하나하나 눌러 앉힌다. 대가를 장담할수 없는 긴 공부에 시간에 투자할만한 여유가 없었네요,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