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그곳에 무엇이 있었다고 착각하게 될까요.
피아노도 독서도 달리기도 자전거도 타지 못하고 있는 나날. 매일 저녁 30분씩 쪽잠을 자고 새벽 두세시까지 일을 하고 다시 다음날 여덟시 출근을 하여 지리멸렬한 회의를 하고. 한달 째 이어진 출근 이후 처음으로 알람을 맞추고 자지 않았던 어느 공휴일, 자료를 요청하는 타 부서의 전화에 잠을 깨어 생각했다. 여기가 나와 이 직장의 선이구나.
관심없는 사람들을 만나 좋아하지 않는 음식을 먹고 흥미없는 시간을 보내고 그들의 이야기를 맞춰주고. 그냥 듣기만 하라는 이야기에 묵묵한 표정을 짓다, 그를 위한 지출이 전 달 총 소비의 두 배를 넘어선 순간 생각했다. 지난 달에는 책을 한 번도 빌리지 못해서, 올해 도서관 우수회원이 되기는 힘들겠네. 그게 가장 싫었다.
나를 성장시키지도, 내 무릎을 꺾이게 만들지도 못하는. 그저 무의미한 시간들.
내가 아는 물에 잠기고싶은 마음만 간절한 나날. 건강히, 행복하실까요? 저는 조금이나마 상황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긴 연휴 평안히 보내세요, 저도 그럴테니까요.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