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술과 담배에 절어 와르르 웃고 웃으며 타인의 살도 좀 만지작대다 문득 창 밖을 내다봤을 때, 밤도 아침도 아닌 어스름한 푸름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이 있지요. 방종에 젖은 내 열정과 젊음이 사랑스러운 한편으로 미약한 죄책감과 더 깊은 공허와 허탈함이 끝도 없이 밀려오는.
저는 이제 이런 순간을 담은 종류의 영화를 그저 좋다, 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연륜이 되어.
원작을 무척 흥미롭게 읽었음에도 68세대의 이상으로 빚은 듯한- 오만하고 어리석은 나를 끝까지 이해해주며 사랑해주는, 어리고 죄없으며 다재다능하고 아름다운 미성년인 Elio는 같은 설정의 소녀와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를 백만가지쯤 보아왔던 제게 굉장히 불편한 인물 - 복숭아에 대한 시퀀스에서 사과를 하는 장면이 게 중 최악. 명백한 성희롱자에게 부여하는 권력관계의 우위 - 이었고. 고고학을 전공하는 교수라 일컬어짐에도 미성년자의 욕망을 멋대로 이용하고 끝끝내 어느 것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미숙함을 배우 본연의 매력으로 메꾸어나가는 Oliver를 보여주는 방식도 좆같았으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모두 이용당하고 버림받았음에도 여전한 친구 - 어머니와 같은ㅋ - 로 남아주는 Marzia를 드러내는 것도, 매력적인 외양은 한 때이고 그 시기가 지나면 아무도 네게 다가오지 않는다ㅋㅋㅋ는 따위의 이야기를 아들에게 해대는 아버지도 제겐 그저 개좆같은 케릭터일 뿐이었네요.
구도과 조명과 색감, 그리고 미감과 스코어는 좋았습니다.
올 해 본 3편의 영화 - 더 쉐입, 콜미, 더 포스트 - 에서 Stuhlbarg가 나왔던 것이.
아, 올 해의 역겨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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