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유의 재난을 저마다 영리하게 대처한다는 점, 그리고 끝까지 결정적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는 것과 사운드트랙이 아닌 실제 인물들이 듣고 연주하고 흘러드는 음악 - 설마 50cent? - 배경음이 끝내준다는 점에서 Nope 생각이 많이 났고.
좋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더 좋았던. 전 코레에다의 괴물은 좀 물음표여서.
모님이 일컬었던 변호사와 법정씬이 모두 일품이었고 무엇보다 결국 끝까지 독일어를 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산드라의 모습이. 남편은 그에게 시간, 장소, 언어 모든 것을 맞추고 있다고 소리쳤으나 산드라에게도 자신의 모국어로 말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전혀 주어지지 않음.
Hüller도 제 언어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근사했지만 이 분 너무 좋더군요. 아직 덜 자란 아이의 세계를 지켜주면서도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하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조부의 장례를 맞았던 제 과거가 어렴풋 떠오르고. 어린아이이길 바라는 시선과 동시에 어른스럽기를 원하는 주변인의 바람에 어떤 쪽을 택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던. 그리하여 조부의 죽음조차 온전히 슬퍼하지 못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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