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에 해당되는 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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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Glinda, come with me
Think of what we could do, together
Unlimited
Together, we're unlimited
Together, we'll be the greatest team there's ever been
Glinda, dreams the way we planned 'em
If we work in tandem
There's no fight we cannot win
Just you and I, defying gravity
With you and I defying gravity
They'll never bring us down
Well, are you coming?
I hope you're happy
Now that you're choosing this (you too)
I hope it brings you bliss
I really hope you get it
And you don't live to regret it
I hope you're happy in the end
I hope you're happy, my friend
So if you care to find me
Look to the western sky
As someone told me lately, "Everyone deserves the chance to fly"
And if I'm flying solo
At least I'm flying free
To those who ground me, take a message back from me
Tell them how I am defying gravity
I'm flying high, defying gravity
And soon, I'll match them in renown
And nobody in all of Oz
No wizard that there is or was
Is ever gonna bring me down
I hope you're happy (look at her, she's wicked, get her)
Bring me down! (No one mourns the wicked, so we've got to bring her)
Oh! (Down)

늘 그렇듯 뮤지컬이라는 형식에 큰 관심은 없었으나 나를 찾고싶다면 서쪽 하늘을 바라보라는 위엄 넘치는 기개에 마음를 빼앗겨.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 숨도 쉬지 못하고 얼어있는 내게 어떠냐는 물음에. 생각해봤는데 나는 늘 왕자가 되고 싶었어, 누군가의 공주가 아니라. 너는 웃으며 내 뺨에 키스했고 나는 이유도 없이 울고 싶어졌다지.

425.

계엄이 있을때 여의도로 뛰어나갔고 다음날은 광화문, 그 다음날은 열한시까지 야근을 하고 꾸벅꾸벅 졸며 막차를 타고 인천공항, 일본을 잠시 거쳐 남자를 만나러 왔습니다. 이제는 남과 북을 거론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제게 한국은 어떠냐 물으며 걱정섞인 인사와 잡담을 나누고 누군가는 진지하게 망명을 권유하기도 하네요.

겪지 않으면 쓰지 못하는 저는 - 창작의 자질이 기본적으로 미흡한 - 언제나 현장에 있으려했고 가장 평화로운 때 사라짐을 꿈꿨던 만큼 감히 저의 어떪으로 약간이나마의 것들이 나아지길 항상 바라왔습니다. 절망과 피로뿐이었던 근간, 우리가 앞서겠다며 젊음은 뒤에 있으라 등을 보이던 연륜과 출근해야하는 회사원들을 모아 욕실을 내준 분, 샤워를 하는 사이 아침 식사를 챙겨주신 분, 지하철역까지 차를 태워주시며 내일은 나을것이라 고요한 위로를 건내주신, 이상하리만큼 피로가 없었던 그 밝고 추웠던 아침을 저는 오래 기억할 작정입니다.

출발 네시간 전까지 가는것이 맞나 망설였던 비행이었지만 어쨌든 잘 도착한 저는 이곳에서 목소리를 내보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시국이지만 안녕하시길, 저도 열심히 안녕하겠습니다.

당신의 얼굴, 나를 자주 허물어뜨리는 그 미소.

424.

익숙한 것의 다른 관점.

어느덧 마지막 달이.

요즘 새로운 일과 공부와 덕질에 이리저리 휘둘리느라 이곳을 신경 쓸 겨를이 없네요. 저는 여전히 욕을 하며 일을 하고 가끔 웃고 동료들과 카레를 먹고 주에 두 권쯤 책을 읽고 자주 영화를 보고 늦은 저녁의 전시회를 감상하고 계절성 빵과 간식들에 간간히 눈을 두다 터진 자국을 얼기설기 꿰맨 장갑을 끼고 길게 자전거를 타곤 합니다.

눈이 많이 내린 얼마 전 아침에는 올 겨울 처음으로 뜨거운 커피를 산 기념으로 입김과 단풍과 나무의 사진을 함께 찍기도 했네요.

멀든, 가깝든.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분들의 안녕을 소원하며. 춥지 않고 바쁘지 않으며 아프지 않은 연말 되시길 바랄게요. 저도 그럴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