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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있나요, 그 어느 곳에도?

여러가지 일로 몫돈을 만들 목적이 약간 있었는데. 오늘 다녀온 치과에서 지극히 염려되는 표정과 생애 내내 이갈이 습관으로 이백만 원이라는 치료 내용을 듣고 바로 갖고 싶었던 물건 하나를 주문했다. 이제 나 또한 생활과 일상과 유전이 육체에 새긴 흔적을 돈으로 갚는 나이가 되었네, 하고.

헛되고 헛되니 헛되도다.

점점 일은 지치고, 의욕은 저물고, 오로지 빚만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서른 전에 통장에 십만 원이 있었던 때가 드문 것처럼 끊임없이 일했고 적게 벌었고 많이도 뜯겼고 여기저기 썼다. 그나마 그 이후 돈을 모을 수 있게 된 이유는 나 하나만 책임지면 되는 상황과 주거환경을 가리지 않는 천성, 일주일 동안 같은 것을 먹어도 불평하지 않는 기질, 이야기만 들어도 혼자 배불러하는 성격에 기인했다. 각자의 생각과 각자의 생활이 있을 테고 다들 알아서 어떻게든, 청하지 않은 도움에 굳이 나서거나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도 이와 동일하다. 존나게 남이사 아닌가.

여전히 내가 귀를 기울이는 많은 것들은 남들이 즐거운 소비를 한 이야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이야기, 즐거운 만남을 가진 이야기 등으로, 드러냈기에 평가할 수 있다는 마음을 낮추려 늘 노력한다. 모두 쓰지 않고 굳이 보여주지 않는, 그럼에도 어느 일정 부분을 잘 연마해 가장 예쁘게 포장하여 내게 보여주는 그 시간과 노력의 가치를 온전히 이해해주고 싶어서.

덕세계 가끔 정말 모르겠음으로. 나의 경애가 향하는 곳이 두루두루 잘 지내고 많은 사랑을 받으면 너무나 좋지 않나? 관계에 있어 원앤온리가 되는 것이 나는 가장 두려워서.

나는 돈 벌고 너는 돈 쓰고, 라는 어느 대사를 언제나 마음에 새기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바란다면 나는 그 사람이 정말 손가락도 들지 않아도 될만큼 노력할 텐데. 지금도 몇천쯤 사라진 어느 애정에 별 생각이 없는 만큼 나는 매번 깊숙히, 빨리도 젖어들곤 하여.

유월 중순. 미친듯 더운데 매미가 울지 않아 섬뜩했다.

C'est très important pour moi. Suis-je votre cuisinière ou... suis-je votre femme?
Mon cuisinier.
Merci.

아름답고 추했고 또 아름답고 지금이라는 시대를 잊을 만큼 어마어마했던.

이민자 혹은 2세대가 만든 무엇보다 원형에 가까운 제국주의적 복제를 바라볼 때면 - 이안의 센스 앤 센서빌리티나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 같은 - 느껴지는 기이한 향수가 있음.

私の髪に 口づけをして
かわいいやつと私に言った
なのにあなたは京都へ行くの
京都の町は それほどいいの
この私の 愛よりも
静かによりそい やさしく見つめ
愛する人と私を呼んだ
なのにあなたは京都へ行くの
京都の町は それほどいいの
この私の 愛よりも
燃える腕で だきしめて
とわの愛を私に誓った
なのにあなたは京都へ行くの
京都の町は それほどいいの
この私の 愛よりも
この私の 愛よりも

は로 끝나던 조부의 京言葉를 오래 생각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