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

최근 가장 집중해서 본 사진.

그렇군요. -그렇군요.

난 줏대도 그다지 주관도 없기에 써달라면 끄적이고 보고싶다는 문장이 맺어지기도 전에 완결부터 내는 편으로 - 귀찮음이 많아 상황이 미뤄져 쌓인 상태로 더 귀찮아지는 것을 참을 수 없어하지만 극단적인 단점으로 유효가 없는 것은 정말 끝의 끝까지 미룸 - . 모님이 진짜 내 너 가두고 석 달 열흘 글만 쓰게 한다 은은하게 분노하는 것을 보다 생각한다. 하지만 모 케는 제 것이라서 끝까지 쓰진 않을 것 같습니다; 남 줄 수 없어서.

글은 정말 좋죠. 가볍든, 무겁든 쓴 자와 읽은 자 모두에게 위로가 되고.

어쩐지 DVD를 모으고 있고.

떠오르는 모든 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초겨울.

입김이 짙다.

380.

아름다운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째서 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은 흘러 넘치고도.

그래도 책을 읽었고 간간히 글을 썼고 이백 년 분량의 화를 냈고 매일 짜증을 내고 그만큼의 울화를 삼키며. 고맙지만 나 지금 너무 울 것 같아, 라고 말하는 누군가의 젖어가는 눈동자를 보며 Take your time, 이라 간신히 속삭이고.

그 마음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었는데, 어느샌가 흘러내리는 땀방울까지 타성에 젖어.

그래도 한 해의 끝은 또 다시 오고.

소리에 대한 꼰대니스를 거두지 않는 나는 여전히 정돈되지 않은 음악을 거슬려 하여 얼굴을 본다, 는 확고한 목적이 아니면 콘서트를 찾지 않고 와이어리스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저음이 강하네 고음이 어쩌네 소리를 들으면 그냥 웃기고 전도체에 따라 달라지는 주파는 분명히 있겠지만 그 차이가 인간의 가청영역인가를 생각하면 그냥 쌉쏘리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대충 줄 이어폰에 적당히 인코딩된 음악 파일을 재생하며 대다수 유튜브 음악-영상의 어디가 기준인지 알 수 없는 튜닝과 조율에 대해 생각한다. 무엇에 시간과 자본을 둘 것인가, 하고.

379.

혀가 델 만큼 뜨거운 스프를 삼키고. 그 김에 코끝을 적시며 생각나는 이들의 안녕을 비는 나날.

나는 언제나 이마와 어깨가 아름다운 이들에게 반해버리고 말 따름으로.

이갈이가 심하여 권유를 받은 보톡스를 맞아봤는데. 그 어떤 드라마틱한 효과도 없어 드문 흥미가 더 줄어들었고.

어느 날의 기억은 부러진 팔과 석고 캐스트와 지나치게 틀어져 있던 히터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패딩을 벗지 못해 젖어가던 시험지 위를 맴돌던 내 초조입니다. 그 이후의 점수도 등급도 떠오르지 않는 걸 보면 이제는 그 중요성에서 몇걸음 멀어진 연배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제발 그러길 바라기도 하며.

언제나 지금 현재가 제 과거보다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모쪼록 무탈히, 어떤 형태의 도전이라도 평온한 마무리를 지니길 바라며 간절히 속삭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