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을 낭만으로 표현하는 약빨은 1편에서 떨어진듯. 예술병걸린 가오충 환자가 여성학대+폭력선망에 대한 마음을 그득 안고 찍어낸 백인 구세주의 슬로우 걸린 뒷모습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몇점 만점이든 고생한 촬영에 1점 배우들에 1점 드립니다.
너무나 힘이 들어 무엇이든 화사한 것에 무릎 꿇고 싶었던 날.
진짜 필요한 무언가는 배송조차 되지 않고 적당히 생각해 구매한 것들이 모조리 쓰레기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자본과 소유, 무의식적으로 강요당하는 구매에 문득 돌아본 집안 곳곳도 물건이 너무 많다는 생각에 숨이 막힌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주는 손을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고.
이십 여층을 매일 오르며 쉬거나 숨을 몰아쉰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겠지.
다시 책으로, 도피.
증유의 재난을 저마다 영리하게 대처한다는 점, 그리고 끝까지 결정적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는 것과 사운드트랙이 아닌 실제 인물들이 듣고 연주하고 흘러드는 음악 - 설마 50cent? - 배경음이 끝내준다는 점에서 Nope 생각이 많이 났고.
좋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더 좋았던. 전 코레에다의 괴물은 좀 물음표여서.
모님이 일컬었던 변호사와 법정씬이 모두 일품이었고 무엇보다 결국 끝까지 독일어를 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산드라의 모습이. 남편은 그에게 시간, 장소, 언어 모든 것을 맞추고 있다고 소리쳤으나 산드라에게도 자신의 모국어로 말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전혀 주어지지 않음.
Hüller도 제 언어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근사했지만 이 분 너무 좋더군요. 아직 덜 자란 아이의 세계를 지켜주면서도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하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조부의 장례를 맞았던 제 과거가 어렴풋 떠오르고. 어린아이이길 바라는 시선과 동시에 어른스럽기를 원하는 주변인의 바람에 어떤 쪽을 택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던. 그리하여 조부의 죽음조차 온전히 슬퍼하지 못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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