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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상은 입밖으로 내뱉지 않는다면 죄가 되지 않을 것 같고.
나날이 지치기만 하는 것 같아.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로 마음을 달래다보니 이젠 그 작고 사소한 것들이 거대함이 되어 나를 짓누르고.
그래야 사람이 살지, 내가 살지. 라는 나즈막한 문장을 자주 떠올린다.


주변 모두 훌쩍이는데 나만 건조하여 약간 당황. 좋아할 수 밖에 없도록 운명지어진 상하관계 내가 너무 꺼려하고. Dog, 라 귀엽게 동물화되긴 했지만 그 모습과 양상이 너무나 그 나이대의 중년 남성이어서.


저는 호쪽으로.
많은 분들이 일컬어주셨듯 화면 내외의 사운드가 무척 좋고 연출 - 감독 - 이 정말 계산을 잘 한 영화입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도 말할 것 없이 모든 구석이 아주 아주 영리한 영화. 기술이나 CG의 변화는 늘 저의 흥미를 잣지만 이런 단계 너머의 발전을 목도하게 되면 실로 전율하게 됩니다. 언제나 저는 이런 영화를 기다려왔습니다. 어떤 거창한 것, 특별나게 위대한 것 없이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보는 이의 가슴을 때려부수는.
크레딧과 올라가는 사운드트랙이 굉장합니다.




절대로 당신께 고백하지 않을 어떤 것들.
수행하는 기획이 있어 서울 시내 대부분의 전시를 다녀왔고 퓨리오사, 청춘 18x2, 악마와의 토크쇼, 챌린저스 등을 보고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을 서른 권쯤 읽었지만 그리 싫지도 좋지도 기억에 남는 것들도 없는 걸 보면 모두들 고만고만했던 모양.
배우가 아름다웠고 보석이 황홀했고 사람의 마음이 만들어낸 형체가 굉장하네, 라는 감상만.

-다만 이 영화를 보며 생각했지.
네가 없는 이 안전하고 평온한 공간에서
나는 감히 그 공기와 너를 상상하고
딱히 누군가를 따라 무언갈 산 적도 그럴 자본도 시간도 충분치 않아 출처를 밝힘이니 라방이니 손민수니 하는 이야기가 그저 새롭고 신기하고.
아, 책은 자주 찾아 읽었지.
나는 내 무식에 대한 공포가 정말 커서.
내 짐승같은 특기 중 하나. 지면의 경도가 달라짐으로 인한 흙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을 수 있어 오늘 강우 확률을 7할 정도로 맞출 수 있음. 십여 년까지는 9할 이었으나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보다는 구름이 비를 내리게 하는 경우가 많아져. 갑작스럽게.
또 다른 특기는 이륜차를 기술이 아닌 힘으로 끌고 다니는 것.
혀에 링을 박았을 때 다른 건 차치하고 끼어들기 한 차를 위협하며 가운데 손가락과 혀를 함께 보였을 때 효과가 좋았던 것이 새삼. 그 땐 어린 객기에 열에 아홉은 헬멧도 안 썼지; 모님이 지금 사지 멀쩡하게 걸어다니는 것이 놀랍다 할 정도로.
춘천은 다녀올 때마다 재미있는 경험을 하는 곳으로 - 인턴 경험으로 짧은 체류 시 러시아도 다녀오고 어느 이하 영하의 대기 속에서는 물을 뿌리자마자 언다, 는 기본 열역학조차 통하지 않는 기억 또한 - 오랜 지인을 만나러가는 길. 김유정역에서부터 전철내를 오가던 어느 중년은 닭갈비 가게를 선전하며 무료 투어까지 있다는 점을 강조해가며 팜플렛을 줬지만 혼자 앉은 나만은 외면했고, 헤매어가며 탄 버스에서는 초등학생에게서 차비를 받은 버스 운전사 분이 주행 내내 초등학생이 돈을 지불해야하는 이 나라의 현실을 개탄했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게 된 최근, 대신 선택한 숯불 닭갈비와 막국수가 정말 놀랄만큼 맛있었고 머리 많이 길었네, 라는 인사에 그러게 잘라야하는데. 대꾸 한 마디에 끌려간 미용실의 삼만 원을 지불한 컷과 펌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드물게 여러 번 거울을 보며 웃었다.
버터크림을 좋아한다는 이야기에 함께 걸어간 오래된 빵집의 버터크림빵도 가방 곁으로 삐쳐나올 만큼 거대한 맘모스빵도, 굳이 시간을 내어준 그 지인의 마음도. 함께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걷는 공지천의 푸른 수목도 국립춘천박물관의 선림원지 금동보살입상도 입천장이 마를 만큼 아름답고 아름답고 아름다워서.
언젠가 네가 서울에 온다면의 가정을 이야기하고 싶어졌지. 내가 자주 자전거를 타는 산책로엔 붉은 양귀비가 한창이라고. 너만 허락한다면, 네가 고개만 끄덕여준다면 나는 언제까지나 너와 함께 긴 산책을 하고 싶다고.
짧게 온 비를 맞다 다시 오래 전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 눈이 아파질만큼 진초록의 나무와 모든 것을 반짝이게 만드는 치열한 햇살을 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부질없고 아마도 부질없으며 그럼에도 부질없으나. 이를 지키기 위해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하고.


십 대에 도미하여 고국에 대한 향수와 일정 이미지만이 남아있는. 마냥 좋다고 이야기하기엔 도식화된 면면이 없지는 않았으나 자수전에서 볼 수 있어 또 반가웠던.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도덕적으로 우월한 체하는 서방의 도식, 즉 선과 악, 민주주의 대 전체주의, 국제적 ‘규칙 기반의 질서‘를 구한다는 도식은 남한과 일본 같은 서방의 충실한 동맹국에는 잘 작동할 것이다. 그러나 잔혹한 서방의 식민지 역사를 기억하고 아직까지 그 유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남반구의 여러 곳에서 이러한 주장은 맥 빠진 소리로 들릴 뿐이다. 게다가 이들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여전히 다른 나라를 침공하고 살인마 독재자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아왔다. “너희들이 뭔데 국제 규칙을 존중하라고 말하는가?”라는 것이 이들의 관점이다.
모든 전쟁은 다르지만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상황도 떠오르고. 여러가지로 다른 관점을 지녀야 한다 생각했던.




-얼굴, 얼굴.
달리기를 잠깐 하고 다시 미뤄둔 일로 돌아가야 하여 모님과 얼굴만 마주친 자리. 빠른 운동을 위해 세탁 직전의 얼룩진 운동복의 나를 보던 모님의 태극기 같네, 라는 낮은 음성에 내가 아래 위가 맞지 않는 계절의 기이한 옷차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애국심 고취를 위해서요, 5월은 가정의 달! 겸연쩍은 말을 던지는 내 손에 쥐어진 두릅이며 봄나물 봉투를 챙기다 문득 말했다. 며칠 전 아주 좋아하는 분들을 만나 어느 취향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인연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고. 그 분들께 폐가 될까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모님과는 정말 둘 모두 기억하는 그 만남이 아니었더라도 어떻게든 찾아내 끝까지 따라가 뭔가 사이를 만들었을 거라고. 왜? 라는 물음에 그냥, 제가 많이 좋아하니까요. 답변을 덧붙이며 부푼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활짝 웃었다. -그러게, 나도. 라는 대답에 그 말이 듣고 싶어서요, 라는 수줍은 마음을 또 한껏 숨긴 채로.
나 또한 벗어날 수 없다 생각하지만. 조금 덜 거울을 보고, 약간이나마 외모에 갈 관심을 덜어내길 바라는 꼰대니스를.

내 눈의 꽃은 누구의 눈에도 보석이라.
주문이라는 언어를 현현시키는 것처럼, 문장과 단어가 육화되기를 얼마나 기다려왔던지.

시간을 쪼개어 굳이 다녀온.
아름다운 것을 보고난 이후엔 모든 욕망이 사라지는 - 외국의 미술, 박물관 관람을 하고난 뒤 한 끼도 안 먹는 경우도 - 것은 느즈막히 생긴 고질병이라. 이차원의 한 면을 삼차원의 실로 채워 다시 삼차원 한 면의 벽으로 만드는 그 기개와 과감함, 빛바랜 색조마저도 목마르게 좋아서. 찬찬한 관람 뒤 도록을 사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까르티에전 예약과 주문해두었던 냉동식품 꾸러미를 모두 취소했다.
이토록의 아름다움이 곁에 있는데 어떤 무엇이 더 필요한지.
숨가쁘게 좋았고 어쩌면 꿈인 것 같은 기억을 안고 주말 내내 출근을 하며 순간순간 아, 그거 좋았지. 라는 생각을 떠올리고 있다.
가는 어깨를 감싸고 있던 슬립드레스라던가 빈티지 귀걸이, 앞이 뾰족한 슬링백. 늘 둥글게 말려있는 묶음 머리의 흔적과 은은한 그림자가 떨어지던 조형의 반지, 위상수학적인 목걸이, 윗면이 좀 더 두터웠던 안경테와 살짝 빗물이 어려있던 귓볼이라던가.
예쁜 것도 아름다운 것도 잔뜩 보며 먹고 마실 수 있어 더 즐거웠던.
내리는 비와 젖은 우산을 떠는 행동마저 즐거웠습니다.
팬레터를 간직하고 있다는 최애의 이야기를 떨리게도 이야기하시는 그 수줍은 태도와 헤밍웨이적 스픽이지 바를 거론하는 그 취향의 당당함이, 말을 뗄 수 없는 무언가에 또 풍덩 빠져있다는 것을 차마 고백하지 못하는 저의 거리감을 조금 한심스러워하면서도 여전히 기쁜 마음이었습니다.
엇비슷한 연배에 매우 흡사한 가정을 이루고 있기에 그 화제와 생각마저도 같아도 즐겁고 달라도 흥미로웠기에, 조금 안나 카레리나 생각을 했네요.
잘 쓰고 잘 먹겠습니다. 모쪼록 남은 공연도 행복하시길. 찾으신 귀고리가 제 기억에 남은 목걸이와 즐겁게 어울리시길.
귓볼에 뜯긴 흔적이 남아있는 것처럼 한 때 많은 곳에 구멍을 냈었고. 콧물로 코를 막고 밥 먹기가 불편해 혀와 입술을 막고, 그럼에도 아 있었었지 하고 일 년에 한 번쯤 X-ray로 확인하게 되는 것은 배꼽링. 한 때는 손가락 팔목 귓바퀴 목덜미까지 주렁주렁했으나 자주 물에 닿고 타인을 만지고 전화를 받아야 하니 시계 외엔 많은 것들을 빼놓게 되었고. 사실 지금도 악세사리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너무나 아름다운 타인의 취향은 타인의 것으로 있는 것에 만족하기에 내가 굳이 껴보거나 소유하길 바라지 않게 됨. 내 것들도 충분히 넘칠 만큼 많아서.

좋다고 느낀 것들은 여전히 좋았고 - 코앞에서 바라보는 잘 연마된 발성과 행동 언어가 - 인물에 맞춰 지나치게 도식화된 말투와 언어에서 음, 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소년처럼 무구한 이목구비에 드리워진 푸른색 스팟라이트를 보며 떠올린 느낌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합니다.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얼굴.

-하나쯤은 사고싶은 시리즈였으나 신품을 들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단종 이후 어쩌다 출장을 간 공간에서 드물게 올라온 중고 매물을 발견하고 한 시간쯤 자전거를 타고 생각보다 무거운 봉투를 받아 셈을 치르고 다시 두 시간쯤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며 어떤 생각에 잠기고.
시간만큼 귀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뭔가 떠오르면 바로 사거나 금방 포기하는 편이지만. 구매까지 드물게 오래 욕망하는 물건을 만나게 되면 이 물건에 따라붙는 내 시간과 물건의 금액, 망설임, 구매 이후의 감가상각을 오래 계산한다.

오래되어 색까지 변한 여름용 실크 치파오 한 벌을 받았고. 날캉날캉한 결을 조심히 만지며 닳을 때까지 열심히 입어야지, 생각했다.
외모가 권력 아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은 조부의 부재 이후. 그 누구도 조부 아래 내게 크다 작다 말랐다 쪘다 어딘가 이상하다 뭔갈 닮았다 이야기한적 없으며 조부도 그러했기에 나는 정말 내 외양에 아무런 관심도 없었으며 겨우 세수나 매일 하는 정도였다. 그리고 조부의 죽음 이후 주변인이 내게 던졌던 그 평 아닌 평들이란.
운동을 해서 좋은 점도, 나쁜 점도 밤을 새워 말할 수 있지만 대표적으로 말할 수 있는 장점은 내 몸이 지닌 공간과 한계를 알기에 몇 킬로의 몸무게나 찌고 마름에 집착하지 않는 것일까.
덕용 사이트를 따로 파다 보니 이 블로그는 정말 뻘소리의 향연이 되었으며.
남의 작업에 제목 짓는 것을 잘해 꽤 의뢰를 받았고 지금도 약간의 자부심으로 기억하는 몇몇 제목들이 있음.

소설은 그럭저럭으로 읽었으나 이렇게 재미없게 각색을;_;
Thanh Nguyen의 글은 에세이가 조금 더 취향으로 Nothing Ever Dies에서 - 실비아 플라스의 낭비없는 밤들,이 떠오르는 제목 - 에서 작가는 한국의 전쟁기념관을 방문 후 식민 지배를 당한 민족이 학살자로서의 과거를 자랑스레 전시하는 것에 분노와 괴리감을 느끼고. 또한 고국에 대한 이야기를 고국을 버린 나라의 언어로 표현하는 자신을 끊임없는 자문하며 이창래의 영원한 이방인이라거나 수키김의 통역사를 불러오는데.
그러고보니 H마트에서 울다, 를 읽으면서도 그 생각을 했지. 디아스포라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모국의 과거와 연관지어 연대기적으로 작문하는 것은 21세기에 끝난 이야기가 아닌가 하고.
이제는 모두들 사소설이 되어버린.
대한극장의 마지막을 들으며 향유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기도. 그 순간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어딘가 과시할 수 없는 영화는 이미 지난 시간의 매체가 되어버렸고.
그리고 모님이 즐거운 생일을 보내셨길:) 하고 조심히.



히가시무라의 그리고, 또 그리고. 를 읽고 난 다음날이라 더 괴롭고 너무나 좋았던. 무엇도 일어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조마조마한 긴장감이 이어지는 장면 장면과 인간의 감정. 경쟁, 질투, 동경, 죄책감, 그럼에도 포기할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가.
Michelle Williams는 물론이고 느긋하게도 연기하는 Hong Chau가 참 깊었던.




초여름에는 항상 당신을 생각하고.
어느 부분은 옳고 어느 부분은 틀렸다고 생각하지만. 성인이 되지도 않은 아이들을 대상화하는 산업에 내 언어까지 덧붙일 필요가 있나 싶고. 정말 마음 편히 입을 다물고 싶은.
다 싫고, 포기하고 싶고, 이 월급을 받으며 가치도 없는 일들을 견뎌야하나 생각하다 결국 이 모든 수모와 굴욕이 내 일상을 지탱한다는 사실에 더 괴로워졌다.

요즘 많이 들여다보고 있는.




그러나, 그럼에도.


마치 잃어버린 기억이라도 난 것처럼.
머릿결이 좋은 사람을 보면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가슴이 뛰는건 첫사랑의 영향일까. 좋아한다는 말 한 마디 해보지 못했던, 귓바퀴를 넘어 스륵 내려오는 머리카락을 나도 모르게 넘겨주고 쑥스럽게 웃었지. 자꾸만 말라오는 윗 입술을 힘겹게 이로 누르며.
고시원이었나. 신새벽 책장에 깔려 갈비뼈가 부러진 경험이 있는 나는 손 닿는 범위 내 책장이나 떨어질 위험이 있는 선반 등을 놓지 않는데. 문득 발견한 사진에서 그럴 가능성이 높은 뭔가를 발견하면 내가 불안해진다.
다시 눈을 감고, 뜨고. 숨을 쉬기.
적은 금액으로 가장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기억은 꽃. 그 향기와 화사함, 일시일지라도 공간을 달라지게 만드는. 쓰레기 처리의 문제로 지금은 나라에서 관리해주는 꽃만 보지만.
나라고 매번 옳거나 공정할까. 나 자신의 추함과 자랑하고 싶은 마음과 관심받고자 하는 행동을 알고 자제하려, 정말 간신히.
경제활동은 각자 하고 있다보니 남자의 진로에 대해 특별히 고민한적도 그렇구나 힘네, 정도가 반응의 전부였고 - 석사를 정말 너무 오래해서 박사를 재촉하게 만든 약간의 미안함은 있음 - . 말을 조리있게 하는 편임에도 법정에 가본 일이 거의 없고 그쪽 업계치고는 연봉이 낮으며 별도 자격증을 따야하고 일이 많다, 는 자리를 택한 것에 대한 의문만 잔잔했는데. 얼마 전 일 하나를 도우며 그 궁금증이 풀렸다. 업무마다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조사와 추리가 기반이라 일이 재밌어; 보험조사관과 얼핏 비슷한데 분야가 교묘하고 전문적이라 확실하게 흑백을 가릴 수 있고 더 손댈 일 없이 결과가 깨끗히 마무리됨. 이런 종류도 드물지, 와.
이제 모두들 과거를 회자하는 나이가 되었고.
각각의 학교를 졸업한 이들이 많았던 그들의 세계에서 역시나 내 다른 이름은 그, 여대 다니던 애.
카페에 잘 가지 않고 외식도 드물고 당근에서 나눔을 받고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을 가고 KOFA를 가는 내게 그럼 너는 어디에 돈을 쓰니, 하고. 빚을 갚고 공간의 문제로 요즘은 전자책을 많이 사고 이따금 남자를 만나러 가고 얼마전 어느 사이트에서 어느 책의 초판과 오래된 빈티지 가방을 발견해서 바로 샀어요. 세금 나올듯, 이라는 대답에 당신이 웃고.
아휴 하기 싫다, 한숨 뒤 다시 책상 앞에.





심심하고 고즈넉한 영화였지만 시의적절한 내용을 풀어내는 배경과 연기, 음악이 너무나 좋아서.
Moldy coffee in the pan
Pannussa homeinen kahvi
And a dish on the floor
Ja lattialla astia
The rain washes the windows
Sade huuhtoo ikkunoita
You don't need to wash them yourself
Eipä tarvitse niitä itse pestä
There's nothing stopping you from going anymore
Ei mikään enää lähtemästä estä
But I'm like cast in concrete up to my knees
Mut oon kuin betoniin valettu polviin saakka
An invisible thousand-kilogram burden on the back
Seläs näkymätön tuhat kiloinen taakka
Even if there was only one tick left in front
Vaik edessä ois enää yksi rasti
I don't know if I can make it to the grave
En tiedä jaksanko hautaan asti
I am a prisoner here forever
Olen vankina täällä ikuisesti
Fences also surround the cemetery
Myös hautausmaata kiertävät aidat
When the earthly wash would finally end
Kun päättyisi viimein maallinen pesti
But they only dig deeper into the ground
Mut syvempään kuitenkin maahan vain kaivat
I like you but I can't stand myself
Pidän sinusta mutten itseäni siedä
I don't need others, I don't know about you
En tarvitse muita, sinusta en tiedä
I'll admit it if I leave
Myönnän jos mä lähden
I only do it for myself
Sen teen vain itseni tähden
Summer shoes and an oversized hoodie
Kesäkengät ja liian suuri huppari
To the local store in Pakse
Pakkasessa lähikauppaan
I'll just pick up a few more
Vain muutaman kaljan jälleen noudan
If I need more, I'll do it again
Jos lisää tarvin, niin hyvin joudan uudelleen
Otherwise, however, I mostly just lie down
Kun muutoin kuitenkin vain lähinnä makaan
At least I don't leave the house for no reason
En kotoa poistu syyttä ainakaan
Forget me, I want to be alone
Unohtakaa minut, tahdon olla yksin
I was born in sorrow and clothed in disappointment
Synnyin suruun ja minut puettiin pettymyksin
I am a prisoner here forever
Olen vankina täällä ikuisesti
Fences also surround the cemetery
Myös hautausmaata kiertävät aidat
When the earthly wash would finally end
Kun päättyisi viimein maallinen pesti
But they only dig deeper into the ground
Mut syvempään kuitenkin maahan vain kaivat
I like you but I can't stand myself
Pidän sinusta mutten itseäni siedä
I don't need others, I don't know about you
En tarvitse muita, sinusta en tiedä
I'll admit it if I leave
Myönnän jos mä lähden
I only do it for myself
Sen teen vain itseni tähden
I am a prisoner here forever
Olen vankina täällä ikuisesti
Fences also surround the cemetery
Myös hautausmaata kiertävät aidat
When the earthly wash would finally end
Kun päättyisi viimein maallinen pesti
But they only dig deeper into the ground
Mut syvempään kuitenkin maahan vain kaivat
I like you but I can't stand myself
Pidän sinusta mutten itseäni siedä
I don't need others, I don't know about you
En tarvitse muita, sinusta en tiedä
I'll admit it if I leave
Myönnän jos mä lähden
I only do it for myself
Sen teen vain itseni tähden
I'll admit it if I leave
Myönnän jos mä lähden
I only do it for myself
Sen teen vain itseni tähden

Darby Lee-Stack, 다시 또 흔한 사랑에 빠진 것처럼.




아름다움을 잔뜩 사랑하는 계절.
벚꽃보다는 목련파로. 고등학생 시절 아주 좋아하던 친구를 데려다주며 오래된 구옥 앞 목련 나무 아래에서 몇시간이나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 그 이야기의 내용은 이제 기억나지 않지만 뺨에 돋아있던 솜털이라던가 아련하게 묻어있던 목련 그늘, 자주 코 끝을 스치던 라일락 향기를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서늘해지곤 한다.
첫사랑도 끝사랑도 아니었지만.
단 한 순간도 너를 생각하지 않은 때가 없었어.
달리 좋아했던 지인과 과거 한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던 어느 인물이 새삼 회자되는 걸 보며 떠올리는 생각도 있다. 그때 네가 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더라면, 너와 나는 엇비슷한 화제로 지금 같이 웃을 수 있었을까.
그래서 내가 재빠르게 정산을 하고, 누군가에게 돈을 준다고 결심하면 돌려받을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연락을 중단해버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좋아하는 상대와 그에 대한 내 마음을 잃는 것이 무서워서.
돈은 모든 것이지만 또한 아무것도 아니기도 하고.
아름답게 꾸며진 카페를 옮겨다니는 일은 여행을 다니는 일과 같다, 라는 누군가의 문구에 호기심이 일었다. 내게 카페는 만남 전을 준비하거나 빨리 충전하고 일어서는 언제나 그 전의 장소였기에. 그래서 나는 카페에서 공부나 일을 집중하지 못하고 - 차라리 집에서 - 좋아하는 분들과의 수다가 아니라면 십오 분 이상 머물지 않으며 특별히 찾는 메뉴도 드물다. 세상을 보는 다른 관점에 대한 흥미.

언제나 실제는 기억보다 강렬하고.
여전히 여행은 별 감흥이 없기에 긴 휴가를 받으면 올해는 지게차 면허를 꼭 따야지,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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