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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 - Levine 좀 잊게! - 의 새로운 토스카, 라.
그러고 보니 지금 시향의 객원이 플룻 솔리스트였던 Fischer라고. Ermler 사후 큰 관심은 없었는데, 관악기를 다루었던 지휘자를 경험한 적은 없어 한 번쯤은.
-은선 킴도 한 번은 듣고 싶었는데.
이를 테면 나는 아직도 동일한 책의 한역본과 일역본이 있다면 일역본을 선호하는 편으로, 이는 내가 일어를 한어보다 잘하기 때문 혹은 역본의 차이 등지의 이유가 전혀 아닌 한창 글을 익힐 5세에서 8세까지의 시기에 조부가 소유하고 있던 세로쓰기의 책만 접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특별한 내 의도가 아닌 내 무의식이 가로 줄글이 아닌 비스듬한 가로+세로의 대각선으로 글을 읽어내리기에 대부분의 글을 속독하는 편이지만, 그렇기에 내가 읽은 글의 내용이 타인과 다르다거나 읽는 도중 몇 문장을 통채로 빼먹는다거나 -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 학습 부진아 취급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 - 하는 일이 잦다. 무언가를 비판하고 비난하고를 떠나 결국은 세대의 차이이며 접한 회수와 노출과 범위로 인해 익숙하거나 익숙하지 않거나, 의 둘 중 하나라고 본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contents가 아닌 구조form의 차이랄까. 나는 공식 홈페이지가 없는 개인이나 법인, 회사 등등이 내세우는 물품을 믿지 않지만 카페나 블로그, 인스타, 카톡 등을 통해 물품을 거래하는 일이 더 자유로운 요즘의 이들처럼.
문제는 새로운 경로를 접할 기회가 없는 이들에게 남은 경로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겠지. 얼마 전 남자가 국내에서 시외버스를 예약하려다 인터넷 사이트는 사라졌고 관련 앱은 국내 마켓에서만 받아지고 직접 구매는 해당 터미널에서만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어떤 방문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든 오래된 것은 잘못된 것, 혹은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태도. 나는 갈라파고스화된 일본의 면면을 존나게 짜증스럽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이미 늙어버린 사회에서 그가 전해주는 메세지가 완전히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적어도 그 사회에서 노인들은 시스템에서 완벽하리만큼 소외당하고 있지는 않으니.
언제까지 우리는 그저 배우라고 등 떠밀고, 등 떠밀릴 것인가.
남자가 두고 간 과자를 주변에 신나게 뿌리고(...), 소비기한이 아슬하게 지난 것들 몇개는 내가 먹고 있는데 장인의 성이 쓰인 노렌 외 연락처도 없다는 京都의 어느 과자점에서 지인의 지인에게 연결을 부탁해 사왔다는 흰 앙금 만주가 너무 맛있어 혼자 운다. 포장마저도 미색의 유지와 육각의 귀퉁이를 섬세하게 가로지르는 염색 끈의 담백함 뿐, 입구를 갈무리한 테입이나 풀도 없어 왜 상미와 소비기한이 짧은 지에 대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_;
이런 변태성이 옳은 맛을 자아내는 것일까, 옳은 맛이기에 이런 결벽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을.
그리고 나는 언젠가 高岡에서 먹었던 100%의 딸기 쇼트 케이크를 떠올리고.
-여러모로 굉장했지만 공정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그렇기에 덧붙일 말도 사라진.
1913년에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는다. "모든 인간이 열네 살적 그대로 머문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 어쩌면 오히려 그러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1913년 초에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아직 열네 살이다. 그의 일기를 읽는 사람들은 그가 나중에 열네 살 때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을 기뻐한다. 어쨌든 그는 게오르게의 제자로서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 못생기고, 너무 성급하고, 너무 투덜거려서. 아우크스부르크 레알김나지움 학생인 브레히트는 겨우 단어장 크기밖에 안 되는, 세련된 푸른색 격자무늬 종이로 된 일기장에서 끝없는 봄날의 "천편일률"과 "무미건조"를 한탄한다. 산책, 자전거 타기, 체스, 그리고 독서가 그나마 도움이 된다. 브레히트는 실러, 니체, 릴리엔크론, 라거뢰프를 읽고 열심히 기록한다. 그러고는 일기장에 사춘기의 멋진 서정시들을 풀어놓는다. 달과 바람, 길과 저녁식사에 관한 시들. 그러다가 1913년 5월 18일이 된다. 그 사이 열다섯 살이 된 브레히트는 "비참한 밤"을 겪게 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11시까지 격심한 심장박동이 있었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고 12시에 잠에서 깼다. 너무 심해서 엄마에게 갈 정도였다. 끔찍했다." 그러나 곧 괜찮아진다. 바로 다음 날 그는 일어나 시를 짓는다. 그 무렵 아우스크부르크의 5월은 따뜻해서, 그는 시에 '여름'이라는 제목을 붙인다.
나는 풀숲에 누워 있네
까마득히 오래된, 아름다운 보리수 그늘 아래
햇빛에 반짝이는 풀밭 위의 풀들은 모두
바람에 가만히 고개 숙이네
-몇 에피소드 쯤의 Elementary에 뉴욕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40년 이상 자료를 모으고 5,000페이지의 초고를 작성하지만 결코 탈고하지 못한 습작가 케릭터가 등장하는데, 이 책 생각이 몹시도 났다.
언제나 좋아했던 Yokomizo Miyuki의 작품을 사서 걸 수 있는 공간을 지닌 사람이 된 것을 알았을 때. 인생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구나, 하고.
-할머니와 둘이 잔치를 벌였다. 눈을 바라보며 마시는 술. 50도라는 술을 할머니는 꿀껏꿀껏 마셨다. 표고버섯을 닮은 버섯이 들어간 수프를 홀짝이며 우크라이나식 물만두 와레니키를 집어 먹고 돼지간 꼬치구이를 먹었다. 돼지를 키우고 있었다. 키예프에 있는 아들이 얼마 전에 와서 죽인 돼지의 간이었다. 할머니는 가끔 오른팔이 악수도 하기 힘들 정도로 저리다고 했다.
"나이 탓인지, 방사능 탓인지는 신만이 아시겠지."
인생관과 과학이 뒤죽박죽 섞인 말이다. 이 주변에서는 모두 그렇다. 나도 그럴 때가 있다. 체념으로 의심을 이겨 낸다. 그렇게 오늘이라는 날을 이어 간다. 그렇게 살아가는 삶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결국 확실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불처럼 타는 듯한 술로 목구멍을 태운다. 페치카도 타오른다.
많은 경험은 아니지만 경조사의 장소에서 지인을 만나게 되면 새삼 느끼게 된다. 사람은 사람이 만든다는 것. 나 또한 저 사람이 쌓은 어떤 부류의 인물들 중 하나에 불과하고, 그렇기에 한 명의 타인이 다른 한 명의 사람을 만든 사람들과 환경과 조각 하나하나를 모두 알기란 불가능하다는 것.
다면적인 사람의 어떤 부분을 알고, 그 사람의 무언가를 변명하기에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얼마만큼인가를 가늠하는 즈음.
-Same old Sherlock. You look at people and you see puzzles. I see games. You? You're a game I'll win every time.
You might as well just kill me now, 'cause whatever it is you came here to do I'll stop you.
I would never kill you. Not in a million years. You may not be as unique as you thought, darling, but you're still a work of art. I appreciate art. What I, I can do what I will do is hurt you. Worse than I did before. I have reserves of creativity I haven't even begun to tap. -So please, for you own good, let me win.
누워서 보다 나도 모르게 일어나 정좌함. 키스의 각도로 협박하는 옛 연인 겸 숙적이라니 나 깃발 흔든다;_; ;_; ;_; ;_;
국내 언론인들이 독자를 대하는 태도는 정말. 육하원칙이 마련된 기사를 읽을 정도의 교양을 갖춘 인물을 30대 이상 고졸 남성으로 우선 설정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 공중파 PD들이 주 시청자를 중졸 이상의 중년 여성이라 비웃음 섞인 태도를 내세우며 실질적으로는 자딸이나 치고 있는 것처럼 - 그들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쪽으로 기사를 쓰고, 만들고, 숨기고. 또 한편으로는 구미가 당길 만큼의 자극, 즉 자신들에게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반대 성별의 사건, 사고만을 아주 구체적이고 선정적으로 보도함.
제발 좆이나 까라.
드디어 집에 모니터를 놔서; 배경음악처럼 매일 넷플을 돌리고 있다. 최근의 몰두는 Elementary.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 눈앞에 펼쳐지는 Liu의 아름다움은 정말 형언할 단어가 드묾. 이런 여성에게 Freeman은 그 막말을 했단 말인가.
잠깐 지방을 다녀온 사이 남자 혼자 내 집에 머무르다 자신의 공간으로 돌아갔는데. 커튼에 꽂아놓은 꽃이며 조명에 씌워놓은 중절모며 침대 아래 솜털이 보송한 러그까지, 필요한 것만 취사선택하여 놓는 나와는 달리 자신의 취향대로 집을, 정확히는 방을 쌓아놓은 모양새에 웃어버리고 말았지만 냉장고를 열어본 뒤엔 정말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먹을 게 너무 많은데, 그것도 선물용으로? -약속 있다고 했잖아, 내 선물이야. 대부분 2주도 더 남았고 상미기한 어쩔 셈이야. 내 협소한 인간관계와 단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미각을 아는 인지 너머 들려오는 오랜 정적에 수화기를 바꿔쥐다, 아 이 말을 잊었네, 진짜 고마워, 라는 말과 함께 화제를 돌린다.
좋아하지 않거나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어쨌든의 마음과 성의를 무시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애를 쓰지만, 그 사소한 마음에 품이 들거나 노력이 필요해지면 이따금은 그 사람이 나와 가깝다는 이유가 그 성의를 짓밟거나 무시해도 되는 근거가 되어버리고.
그런 것들이 자주 마음에 밟히곤 했던 내 다짐 또한 때로는 더할 나위 없이 가볍곤 해서.
공식적으로 좀 더 많은 인정 - 그 인정에 있어 빠르고 느림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 을 받길 바랐지만.
만들어진 인물은 실제의 사람에 언제나 미달함을, 여전히 잊습니다.
“Okay, so I'm hyperventilating a little bit. If I fall over, pick me up cause I've got some things to say, so I think this is what Chloe Kim must have felt like after doing back-to-back 1080s in the Olympic halfpipe. Did you see that? Okay, that's what it feels like. I want to thank Martin McDonagh, look what you did. We are a bunch of hooligans and anarchists but we do clean up nice. I want to thank every single person in this building. And my sister Dorothy. I love you, Dot. And I especially want to thank my clan, Joel and Pedro McCoen. These two stalwart individuals were well-raised by their feminist mothers. They value themselves, each other and those around them. I know you are proud of me and that fills me with everlasting joy. And now I want to get some perspective. If I may be so honored to have all the female nominees in every category stand with me in this room tonight, the actors - Meryl, if you do it, everybody else will, c'mon - the filmmakers, the producers, the directors, the writers, the cinematographer, the composers, the songwriters, the designers. C'mon! -Okay, look around everybody. Look around, ladies and gentlemen, because we all have stories to tell and projects we need financed. Don't talk to us about it at the parties tonight. Invite us into your office in a couple days, or you can come to ours, whatever suits you best, and we'll tell you all about them. I have two words to leave with you tonight, ladies and gentlemen: inclusion rider.”
중립을 주장하는 사람 치고 강자의 편이 아닌 사람이 없다, 라고.
하긴 내가 아는 대부분의 극우들이 자신을 중립이라 이야기했지. 세상 모든 공정함이 자신의 어깨에 지워진 것 마냥.
약속 당일, 정해진 시간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는 무책임에 몇년을 시달렸고 그 이후에는 답장이 없거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예기치 못한 사고나 생명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또 몇년 견뎠다. 성실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빨리 모든 연락에 답장을 하려 노력하는 내 입장으로서는 단지 그러기 불편했다, 싫었다, 어려웠다, 는 이유만으로 합의된 날짜나 시간에 연락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에겐 특별한 호오 없이 그저 마음이 식는다.
애정이든 증오든 결국 감정은 관심이고, 일의 경험과 사람의 연륜을 동시에 쌓으며 나는 어느 쪽으로든 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 감정을 소모하는 것을 극히 꺼리게 되었다.
거론하고 싶지 않은 사건을 몇번 겪은 뒤로 나는 내 사적인 번호나 주소, 이름, 혹은 개인 정보를 굳이 필요없는 상황에서는 그다지 노출하지 않는 편인데 - 그 관계가 가깝고 가깝지 않고를 떠나 - 얼마 전 이런 이유를 들어 내게 믿음이 없다, 고 화를 내는 사람을 만나 조금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편으로 왜 굳이? 라는 마음 또한. 그런 정보 없이도 나는 내가 알 수 있는 상대의 범위 안의 모든 것을 좋아하며 아꼈고, 아마도 상대 또한 어느 정도는, 이라 멋대로 예상하면서.
여성의 치장한 머리, 귀걸이, 목걸이, 턱선, 목덜미를 제대로 만지는 방법을 좀.
배우의 걸출함으로 이야기의 상투성을 메꾸어보려고 노력하지만 그 수가 얄팍하여 흠. 영화제 혹은 위원회의 꼰대들이 존나게 환장할 영화라고 생각했고 - 더럽고 폭력적인 마마보이 마초가 죽어가는 패밀리맨의 충고를 듣고 갱생하며, 이 케릭터에 밀려 복수심에 불타는 어머니는 사라져버리고, 어떠한 죄도 제대로 된 벌로 다루어지지 않으며 - 그 와중에 스코어가 무척 좋습니다.
모든 죄책감과 잘못은 여성 케릭터들에 몰아주고.
앉은 세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갈 만큼 지루하지는 않은 영화지만 이런 영화야 말로 보는 관객을 짜증나게 만들죠. 개판인데, 잘 만들었어요. 잘 찍었고, 훌륭하게 마무리했고, 연기도 끝내주고, 싸가지 없는 어머니의 복수극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와 익숙한 만큼 빨려드는 이야기도 있고, 당연히 상도 받겠죠.
-짜증나네요.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벅차오르기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진이 빠지기도.
이 영화는 언론사와 기자와 돈, 그리고 권력의 이야기임과 동시에 남성들의 사회에 자신도 모르게 편입하게 된 여성의 결정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This is no longer my father's company, it's no longer my husband's company, it is my company.”라는 일갈과 더불어 supreme court에서 남성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타임즈의 사주와 편집국장을 지나, 한 켠 외곽에 서 있는 여성 시위자들의 선망과 응원의 눈빛에 일일히 눈을 맞추는 Kay의 짧은 시퀀스만큼 올 한 해 저를 울렁이게 만든 장면은 없었습니다.
주어지지 않았기에 목소리를 키울 기회도, 책임을 질 이유도 없었던 여성이 마침내 자신의 의견을 내고, 힘을 전달하고, 그에 따른 책임까지 고수하는.
주변 모두가 누구에게도 상처 입거나 상처 입히지 않는 좋은 사람 - 협상보다는 파티에 재능이 있다는 말 또한 - 으로 남아 있길 바라는 Mrs. Graham의 모습에서 칼바니아 이야기, 의 "너는 탄탈롯 공작이 키워낸 공작가 최고의 작품이다. 모든 이들이 네가 누군가의 손을 잡은 아름다운 신부가 되어 행복하길 바라. 이 자리에 있는 어느 누구도 네가 최초의 여공작 따위가 되어 누구도 겪어본 적 없는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것을 바라지 않아."라는 요지의 이야기를 듣던 에큐가 떠오르기도 했네요. 그러나 떨며 망설이며, 좀 더 험한 가시밭길의 명예와 스스로의 품위를 택하는 것 또한 Kay 자신이며.
Kay를 제외한 여성 인물들이 그려지는 방식은 형편없습니다만, 여전히 기본은 해주는 좋은 배우들 - 지나치게 가버린 Hanks의 연기는 문제가 있지만서도 - 과 묵직한 연기 연출, 이 영악한 감독이 강약을 다루는 방식은 여전히 제가 이를 물게 만듭니다. 뻔한데, 너무 좋죠. 정말 분할 만큼 좋아요.
아주 사소한 것들이 마음에 들어오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쓰이고 있는 유압식 슈터, 방 안 여러 곳에서 연결되는 유선 전화, 윤전기, 납활자, 뒤가 비칠 만큼 얇고 낱장이 많은 종이 신문. 그리고 하나. 그곳에서 일을 할 때의 저는 팔찌와 반지, 목걸이 등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편이었지만 - 뜯길 가능성이 있는 장소를 제외하고 - 단 한 번도 귀걸이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전화를 받을 때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지요. 그런 장면이 무심히, 아무렇지도 않게 스쳐지나가는 것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네요.
신참 변호사 역할을 맡은 Jesse Plemons이라는 배우가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대사의 힘이겠지만 정말 시의적절한 질문을 시의적절한 때에 했으며 그 후폭풍에 잘 대비했고 - 제가 기자였다면 좀 더 다른 대답을 했겠지만 - 마지막까지 옅어지지 않은 존재감에 혼자 꽤 놀라기도 했었네요.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봅니다.
I'd like to tell you it gets easier, but it doesn't. If there's a comfort, you get used to the pain if you let yourself, I went to a grief seminar in Casper. Don't know why, just, It hurt so much, I was searching for anything that could make it go away That's what I wanted this seminar to do, make it go away. The instructor come up to me after the seminar was over, sat beside me and said, "I got good news and bad news. Bad news is you'll never be the same. You'll never be whole. Ever. What was taken from you can't be replaced. You're daughter's gone. Now the good news, as soon as you accept that, as soon as you let yourself suffer, allow yourself to grieve, You'll be able to visit her in your mind, and remember all the joy she gave you. All the love she knew. Right now, you don't even have that, do you?" He said, "that's what not accepting this will rob from you". If you shy from the pain of it, then you rob yourself of every memory of her, my friend. Every one. From her first step to her last smile. You'll kill 'em all. Take the pain, Take the pain, Martin. It's the only way to keep her with you.
-그 고통을 잊는다면 관련된 기억조차 사라져버리게 된다고.
뻔한 인물 조합과 왜 굳이? 의 사족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끝까지 휘몰아치는 힘이 굉장한 영화더군요. 자칫 감정적으로 빠질 수 있는 사건과 인물들을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냉랭하리만큼 건조함을 유지하는 시선도 무척 좋았고. 결국 모든 인물과 사건, 그와 관련된 이야기와 서사의 유려함은 감독이 어떤 관점으로 그를 드러내는가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 사운드, 촬영, 편집 모두 어느 한 구석 빠지는 데도 없습니다. 작년에 봤다면 올해의 촬영을 줬을 듯.
-Fuck. You are a god.
영화를 보고 나서 모님과. 인지가 받아들이는 범주 안에서의 아름다움이라면 신, 그가 아니라면 괴물이라 불리우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뽕 찼을 때 80% 정도 일을 벌리고 서서히 식어가는 과정의 20%는 그 뽕을 소비한다, 는 요지의 트윗을 읽었는데. 지금도 마음이 아릴 만큼 좋아하고 몇회인가의 온리전이 열릴 만큼 대메이져 쉬핑 임에도 타인의 것보다는 정말 내가 뽕 찼을 때 써놓은 글만 소비하고 있다. 헤프고 고결한 인물 + 애정과 직업적 자의식을 혼곤해하는 이들에 대한 케해석이 맞는 경우가 드물어;_:
여성이 힘주어 꺼낸 말을 비웃는 것이 쿨하다고 여겨지는 어떤 트렌드.
좀 많이 늦었지만; 올해의 영화, 七月与安生. 올해의 배우, Robin Wright. 올해의 촬영, Moonlight & 땐뽀걸즈. 올해의 편집, Baby driver. 올해의 음향, Baby driver. 올해의 사운드 트랙, Baby driver. 올해의 미술, 牯嶺街少年殺人事件. 올해의 대사,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올해의 앨범, Perfect Velvet. 올해의 육박, DUVV. 올해의 저 새낀 뭐지? Jared Leto.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한 해였습니다. 좋은 것들만큼 나쁜 것들도 정말 많았고, 하나에서 다친 마음을 다른 하나에서 또 위로받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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